GM, 中 합작 20년 연장 …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 30종 출시 약속韓 투자는 생산기반 유지에 그쳐 … 후속 차종·전동화 계획 '빈칸'2028년 생산유지 약정 종료…美 관세·부평공장 가치 상승도 변수
  • ▲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제너럴모터스(GM) 관계자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SAIC-GM 합작계약 연장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상하이자동차
    ▲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제너럴모터스(GM) 관계자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SAIC-GM 합작계약 연장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상하이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과 한국에 대한 투자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합작 기간을 2047년까지 연장하고 신에너지차 30종 출시와 글로벌 수출기지 구축이라는 장기 청사진을 내놓은 반면, 한국에서는 6억달러 투자 발표에도 2028년 이후 후속 차종과 전동화 생산계획이 여전히 비어 있다. 2018년 경영정상화 당시 맺은 국내 생산시설 유지 약정 종료가 다가오면서 한국GM의 철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과 상하이자동차(SAIC)는 지난 5일 중국 합작법인 SAIC-GM의 계약을 2047년까지 20년 연장하기로 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신에너지차를 최소 30종 출시한다. 

    중국에서 개발한 뷰익과 캐딜락 차량은 멕시코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수출하기로 했다. 중국을 미국 이외 지역을 담당하는 미래차 개발·수출기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SAIC-GM이 개발한 전동화 전용 슈퍼 아키텍처인 ‘샤오야오’를 차세대 캐딜락 옵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계와 섀시, 운전자보조시스템, 스마트 콕핏을 하나로 묶은 샤오야오는 기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발한 얼티엄 플랫폼을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GM은 1997년 6월 SAIC와 지분을 절반씩 출자해 SAIC-GM을 설립했다. 자동차 설계·엔지니어링 합작사인 범아시아자동차기술센터(PATAC)의 경우 투입된 누적 투자액은 100억위안을 넘는다. SAIC-GM의 도매 판매량은 2017년 20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43만5000대까지 감소했다. 2025년에는 53만5000대로 23.0% 반등했지만 여전히 정점의 27% 수준이며,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SAIC-GM의 첫 수출차는 뷰익의 중형 PHEV ‘일렉트라 E7’이다. 오는 10월부터 해외수출이 시작될 예정이며, 한국에도 올해 내 도입될 전망이다. SAIC-GM은 한국 수출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6월부터 한국GM 본사가 위치한 인천 부평구 일대에서 E7과 외형이 유사한 위장막 차량이 부평구청 발급 임시번호판을 달고 주행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한국GM이 올해 뷰익 1개 차종의 국내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인증과 시장성 검토가 진행 중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 뷰익 일렉트라 E7의 중국 공업정보화부 신고 이미지(왼쪽)와 인천 부평구 일대에서 포착된 위장막 차량(오른쪽).ⓒ중국 공업정보화부·보배드림 캡쳐
    ▲ 뷰익 일렉트라 E7의 중국 공업정보화부 신고 이미지(왼쪽)와 인천 부평구 일대에서 포착된 위장막 차량(오른쪽).ⓒ중국 공업정보화부·보배드림 캡쳐
    ◆ 韓 투자는 설비 개선뿐 … 2028년 이후 생산 보장 없어

    구체적인 장기 청사진을 제시한 중국과 달리 GM의 GM의 한국 투자는 기존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GM 역시 지난 3월 국내 사업장에 6억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사용처는 현행 차종의 상품성 개선, 대형 프레스 설비 교체, 작업장 안전과 생산효율 개선 등이다. 후속 차종의 이름과 배정 물량, 전기차·PHEV 생산라인 구축계획은 발표에 포함되지 않아 중국과 대비된다. 

    노조 역시 6억달러 투자와 별개로 후속 차종과 연계된 중장기 투자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한국GM지부장은 지난달 13일 임금·단체협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생산 차종이 이르면 2029년에 단종될 예정이라며 후속 차종 배정을 요구했다. 먼저 발표된 3억달러 투자계획에는 2029년부터 강화되는 미국의 자동긴급제동장치 규제 대응방안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2018년 GM과 산업은행은 한국GM 경영정상화에 총 71억5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GM은 기존 대출 28억달러를 출자전환하고 36억달러를 신규 지원했으며,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당시 약 8100억원)를 출자했다. 산업은행은 GM이 2028년 5월까지 한국GM 지분 35% 이상과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고, 총자산의 20%가 넘는 자산을 처분할 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GM은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국내 생산시설을 10년간 유지하고 신차 2종을 배정하기로 했다. GM의 신규지원액 가운데 20억달러는 향후 10년간 시설투자에, 각각 8억달러는 운영자금 대출과 구조조정 비용에 배정됐다. 당시 약속된 신차가 부평공장의 트레일블레이저와 창원공장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한국GM은 두 차종의 생산기반 등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3조원(20억3000만달러)을 투입했다.

    문제는 해당 약정이 2028년 이후의 후속 차종과 생산물량까지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한국 연구진이 개발 중인 차세대 소형 SUV ‘9BXX-2’의 국내 생산 여부를 2027년 3분기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 ▲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한국GM 부평공장의 모습.ⓒ뉴시스
    ▲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한국GM 부평공장의 모습.ⓒ뉴시스
    ◆ 美 관세에 경쟁력 소멸되는 한국GM … 부동산 투자는 ‘대박’

    한국산 자동차에 15%의 미국 관세가 부과되면서 북미 수출기지로서 한국GM의 경쟁력은 이미 약해진 상태다. SAIC-GM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차 개발·수출 허브로 부상하면서 인접한 한국에 투자할 유인도 줄었다. 현재 대미 수출용 내연기관차 생산에 한정된 한국GM이 현행 차종 단종 전 후속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철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자산가치 상승도 2028년 이후를 주시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부평공장 대표 필지인 청천동 199번지의 공시지가는 2018년 ㎡당 121만9000원에서 올해 189만2000원으로 55.2% 올랐다. 건축물대장상 대지면적 89만3307.2㎡를 단순 적용하면 공시지가 기준 토지가액은 약 1조889억원에서 1조6901억원으로 6012억원 증가했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표준지에 적용한 전국 평균 시세반영률 65.5%를 두 시점에 동일하게 대입한 이론상 환산액은 약 1조6625억원에서 2조5804억원으로 9179억원 늘어난다. 한국GM이 지난해 부평공장 유휴 토지 매각을 추진하며 유휴자산 가치 극대화를 내세운 만큼 토지가치 상승은 2028년 이후 행보를 주시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