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확대 주문에 잔금대출 중심 예외 설정총량관리 규제 예외 기준·범위 명확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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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막혔던 은행권의 집단대출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금융당국이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은행들은 잔금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중도금 대출 협약에 나서는 등 집단대출 취급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하고 사전 상담 접수를 시작하는 등 집단대출 사전작업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그동안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상당 부분 소진하면서 집단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집단대출은 가계대출로 분류돼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규 대출을 취급할수록 다른 가계대출 여력을 줄여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집단대출 잔액은 147조5895억원으로 한 달 새 8606억원 증가했다. 입주 물량이 늘면서 중도금과 잔금대출 실행이 본격화된 영향이지만, 은행권의 총량 관리 부담 역시 하반기 집단대출 공급의 주요 변수로 꼽혀왔다.

    이에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대출을 취급할 은행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5월 진행된 서울 동작구 수방사 공공분양주택의 중도금 대출 입찰에는 한 곳의 은행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고, 1차 중도금 납부일도 3개월 연장된 바 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 때문에 집단대출 취급을 꺼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공급 확대를 주문하며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을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 이전 분양 계약이 체결돼 입주가 예정된 사업장의 잔금대출 등을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은행권과 집단대출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해 왔다.

    당초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했던 수방사 공공분양 아파트는 최근 우리은행이 최종 단독 입찰하면서 중도금 대출 협약을 체결했다. 1차 중도금 납부 예정액은 268억원이며, 내년 9월로 계획된 2차 실행 규모는 332억원이다.

    입주를 앞둔 경기 수원시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도 은행권의 움직임이 빨라진 사례다. 금융당국의 조치가 구체화되면서 5대 은행은 매교역 팰루시드에 각각 1000억원씩, 총 5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대출을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에서 발생할 잔금대출 수요는 약 7만 세대, 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은행들의 집단대출 영업 경쟁은 인터넷은행으로도 번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부터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3년 처음 분양잔금대출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기존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출시가 미뤄졌지만,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기조와 맞물려 시장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조치가 집단대출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부적인 총량 관리 예외 범위와 적용 대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은행별로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상당 부분 소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잔금대출은 중도금 대출과 다르게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는 성격이 있어 모든 집단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일괄 제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실수요자 중심의 잔금대출을 우선적으로 열어주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돼 온 이유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잔금대출 공급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은행권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방배금융센터에 내달 1일 입주 예정인 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고가 아파트에서도 일부 은행이 잔금대출 취급을 검토하면서 그동안 총량 관리로 움츠러들었던 집단대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집단대출은 총량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입찰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총량 관리에서 제외되는 범위와 기준이 명확해지면 중도금이나 잔금대출 확보에 나서는 은행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