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가축 3.5만마리·양식어류 11만마리 폐사 … 농어업 피해 확산운문댐 '심각'·밀양 가뭄도 최고 단계 … 남부 저수율 평년의 절반온열질환자 2600명 돌파·사망 23명… 정부 총력 대응에도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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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음성군 한 육계농장의 닭. ⓒ뉴시스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축사에서는 하루 만에 닭과 돼지 3만5000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쓰러졌고 양식장에서는 물이 끓듯 달아오르면서 물고기 11만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논밭을 살릴 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남부지역 주요 댐은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람과 가축, 농작물과 물까지 동시에 무너지는 '폭염 재난'이 현실이 되고 있다.기상청이 이번 주를 올여름 폭염의 최대 고비로 예보하면서 농어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폭염으로 가축 3만4939마리와 양식어류 11만7310마리가 폐사했다. 올해 들어 누적 피해는 가축 83만603마리, 양식어류 56만6809마리에 달한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수만 마리의 생명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가축 피해는 닭·오리 등 가금류가 78만8284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돼지도 4만2319마리가 폐사했다. 전체 폐사 가축의 95%가 가금류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닭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지만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급속히 불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양식장 상황도 심각하다. 바닷물 수온이 치솟으면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고 있다. 하루 동안 경북에서는 넙치와 강도다리 7만8259마리, 충남에서는 조피볼락 2만마리, 제주에서는 넙치 1만9051마리가 폐사했다. 누적 피해는 충남 16만마리, 경북 15만1138마리, 전남 11만9960마리, 제주 10만2723마리에 이른다. 어민들은 "키운 물고기가 하루아침에 떠오른다"며 망연자실한 상황이다.정부도 비상 대응 수위를 높였다. 농식품부는 기존 재해대책상황실을 차관이 총괄하는 '사고수습본부'로 격상했다. 농협과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차량을 총동원해 축사 지붕과 주변에 긴급 살수를 실시하고 지원을 요청하지 못한 취약 농가까지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과수원에는 차광막을 설치하고 공기순환팬을 가동하는 등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장 지원도 강화했다.해양수산부도 액화산소 공급장치와 차광막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다. 고수온에 취약한 양식어종은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긴급 방류도 병행하는 등 피해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 ▲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바닥이 메말라 갈라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폭염은 축사와 양식장을 넘어 물마저 말리고 있다.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뜨거운 햇볕이 물을 증발시키면서 남부지역 저수지와 댐은 빠르게 바닥을 향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획 단수와 제한급수가 시작됐고 농민들은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급수차를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다.영남권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대구·경북 지역 생활용수와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운문댐은 저수율이 26.2%까지 떨어져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용수댐 가운데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다.경남 밀양의 농업가뭄도 이날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지역 저수지 40곳의 평균 저수율은 26.6%로 평년(73.3%)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절반이 넘는 저수지가 평년 대비 저수율 40%에도 미치지 못한다.밀양댐은 생활·공업용수 공급량을 잇따라 줄인 데 이어 오는 10일부터는 농업용수 공급도 하루 1000톤으로 추가 감축할 예정이다. 이미 밀양 대부분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있어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농작물 피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호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전남 45.3%, 전북 45.6%로 전국 평균(52.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전남의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은 '관심', 평림댐은 '주의', 섬진강댐도 '관심' 단계로 관리되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는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줄여 댐 용수를 최대한 비축하고 광역·지방상수도 연계 운영, 비상급수시설 설치, 금호강 비상공급시설 가동 등 가용 수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운문댐 수위가 더 떨어질 경우 하루 최대 12만톤의 하천수를 생활·공업용수로 대체 공급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사람도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3명으로 지난해 전체 인명 피해를 이미 넘어섰다. 온열질환자는 사흘 연속 하루 200명 이상 발생했으며 누적 환자는 2600명을 돌파했다.수도권 한 대학의 기후경제학 전문가는 "이제 폭염은 1차 산업과 수자원, 국민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는 구조적 '복합재난'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전방위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후 복구 지원 중심의 재해 대책에서 벗어나 스마트 축사 및 양식장 냉각 설비 보급 의무화, 재난 대응용 용수 확보를 위한 종합적 수자원 관리체계로의 속도감 있는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