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개 반대 입장 정부와 대립각 세워1000여명 주민 모임 근조화한 300개 설치 반발李 "독불장군처럼 안 돼" … 서울시와 협의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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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발표할 주택 공급 계획에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등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지난 8일 용산어린이정원 앞 도로에 근조화환들이 놓여져 있다.ⓒ뉴시스
정부의 추가 주택 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부지 활용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수도권에 5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하는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이 과정에서 용산어린이정원 일대가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정부와 서울시, 지역주민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시와의 협의를 전제로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면서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용산구 주민들이 근조화환 300여 개를 설치하며 반발하는 등 지역사회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 부지를 찾는 과정에서 용산기지 부지 중 일부인 용산어린이정원에 임대주택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 약 300만㎡ 중 약 30만㎡를 2023년부터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조성 사업을 총괄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정부 공급 검토에 오세훈 "1㎝도 못 내준다"논란의 불씨는 지난달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제한보호구역 13만7000㎡가 해제되면서 커졌다. 해당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정부는 현재 해당 부지를 두고 활용 가능한 면적과 용적률, 공원 존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구체적인 공급 규모를 따져본다는 방침이다.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오 시장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날 오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조급함에 임기응변식으로 내놓는 정책은 미래세대가 치러야 할 비용만 키울 뿐"이라며 "미래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라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원칙과 위배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용산공원을 '미래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상에는 단 하나의 건물도 짓지 말라'는 원칙까지 세웠다"며 "문재인 정부 역시 이런 철학을 이어받아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용산공원을 녹지 중심의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그 공간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이 나온다면 민주당 정부가 세웠던 원칙과 철학마저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앞서 오 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시 주최 부동산 토론회에서도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공급에 반대했다. 서울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 관리하는 것이 서울시장의 책무라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반환받은 상태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도 주택을 공급할 수 없다. 서울시의 입장을 미리 밝혀둔다"고 확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서울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가 제한적인 만큼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미군 용산기지 반환 부지 일대는 국유지 등 공공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국유지인 만큼 별도의 토지 매입이나 이주 절차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하며 고밀 개발 시 3000~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하지만 서울시 반대 외에도 실제 주택 건설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주택 건설을 위해서는 예외 조항 신설이나 해당 부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분리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토양 오염 문제도 변수다. 용산기지는 미군이 장기간 사용하며 발생한 토양 오염 정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 법 개정과 토양 정화 등 복잡한 절차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사실상 중장기 공급 후보지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영끌 공급 대책 임박했지만 난제도 산적정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신규 공급과 금융 대책을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핵심은 '공급 확대'다. 가용 부지를 최대한 발굴해 신규 공급 물량을 늘리고 행정절차 단축과 규제 개선으로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집중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규 공급 후보지로는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와 용산어린이정원과 LH 여의도 부지 등이 검토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LH의 서울 강남구 논형동 서울지역본부 부지와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부지도 다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강서구 옛 공항고 부지와 강남구 옛 청담고 부지 등도 활용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이미 확보된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는 사업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고 비아파트 공급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공공이 노후 도심을 직접 개발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 이번 대책의 주요 축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도심복합사업 5만호 착공 계획을 세운 만큼 신규 도심 복합 후보지도 순차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정부는 실수요자 대상 대출 규제 완화 등 금융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다만 공급 확대 과정에서 서울시와의 협의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서울시와의 대립각을 의식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은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진화했지만, 대통령이 재차 용산 부지를 언급하며 해당 부지 활용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잇다.이 대통령은 지난 7일 부동산 2차 점검회의에서 "용산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와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서울시와 협의해서 해야지 독불장군처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의사가 충분히 있는데 서울시가 저렇게 하는게 좀 아쉽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여당은 오 시장을 저격하고 나섰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정부가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활용한 공급 확대에 나서자 제동을 걸었다"며 "공식 발표되지도 않은 용산어린이정원 활용 방안까지 끌어내선 반대부터 했다"고 비판했다.지역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용산구 주민 약 1000명으로 구성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은 전날 용산어린이정원 인근에 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화환 300개를 설치했다. 화환은 주민들이 각자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화환에는 '공원은 빈 땅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내일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개발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국민의 자산입니다'. '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다. 용산공원 자연으로 보전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교통 혼잡 심화와 서울 허파 및 정원 조망권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앞서 1·29 대책 발표 당시에도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하자 근조화환 100여개를 줄지어 세우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도 업무·상업 기능과 기반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