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위아·현대건설, 시흥 아파트서 국내 첫 주차로봇 실증주차면 최대 50% 확대, HL로보틱스도 김포공항서 상용화 검증아파트 주차난 해결책, 2030년 9조4731억원 시장 전망
  • ▲ 현대위아 주차로봇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차량을 이송하는 모습. ⓒ현대위아
    ▲ 현대위아 주차로봇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차량을 이송하는 모습. ⓒ현대위아
    운전자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내리기만 하면 차량이 스스로 주차된다. 차량을 찾을 때도 스마트폰이나 월패드로 호출하면 로봇이 출차 구역까지 차량을 옮겨준다.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활용되던 주차로봇이 실제 주거공간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상용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주차면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운 공동주택에서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완성차·로봇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경기도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에 나선다.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사업으로, 실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로봇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검증한다.

    실증은 지하 1층 주차장 내 53면 규모 구역에서 현대위아 주차로봇 2세트를 활용해 진행된다. 입주민이 지정된 승하차 구역에 차량을 세우고 내리면 로봇이 차량 하부로 진입해 바퀴를 들어 올린 뒤 빈 주차면으로 옮긴다. 차량 출차가 필요할 경우 월패드나 키오스크를 통해 호출하면 로봇이 차량을 출차 구역까지 이동시킨다.

    주차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 효율성이다. 운전자가 직접 주차할 필요가 없어 주차면 사이의 승하차 공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자주식 주차장보다 같은 면적에서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차량 수용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을 분리해 안전성을 높이고, 빈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한 차량 이동을 줄여 공회전과 불필요한 배출가스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 현대위아 주차로봇. ⓒ현대차그룹
    ▲ 현대위아 주차로봇. ⓒ현대차그룹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은 두께 110㎜로 차량 하부에 진입할 수 있으며 라이다 센서를 통해 바퀴 위치를 인식한다. 전후좌우 이동이 가능하고 최대 3.4t의 SUV까지 운반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주차로봇 사업을 생활공간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3년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를 시작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국내 자동차 생산시설 등에 주차로봇을 공급해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번 실증에서는 입·출차 시간, 대기시간, 주차 성공률, 로봇 가동률 등을 측정하고 건물 유형별 최적 로봇 대수와 주차면 규모를 도출할 계획이다. 향후 공동주택을 비롯해 오피스텔, 상업시설, 공공시설, 교통 거점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차로봇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HL그룹 계열 HL로보틱스도 프리미엄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주차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9㎝대의 얇은 로봇을 앞세워 다양한 차량에 대응하고 순찰로봇 등 관제 솔루션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포공항 국제선 주차장에서 주차로봇 시연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실제 현장에 투입된다. 차량 통행량이 많고 주차장 평균 이용률이 90%에 달하는 김포공항에서 안정성과 공간 효율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주차로봇 시장에 뛰어드는 건 향후 글로벌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차로봇 시장은 자동차 보유 증가와 도심 주차공간 부족, 스마트시티 확산 등에 힘입어 올해 4조383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배 이상 성장해 약 9조473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에서 출발한 주차로봇이 이제는 주차장 자체를 바꾸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며 “아파트 실증을 시작으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 주차로봇이 미래 스마트시티의 핵심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