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노동부 장관, 메가특구 근로시간 특례 '공개 충돌'교육교부금 개편도 기획처·교육부 이견 … 내국세 연동 존폐 쟁점AIDC 특별법선 LNG 특례 제외 … 정책 결정 지연·시장 혼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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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주한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핵심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관계부처가 잇달아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 혼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가특구의 주 52시간제 예외부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공급까지 부처별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 방향이 흔들리면서 기업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10일 관계부처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연내 입법을 목표로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쟁점은 메가특구 입주기업의 연구·개발(R&D) 인력과 고소득 전문인력을 주 52시간 근로 상한에서 제외할지 여부다.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메가특구특별법에 근로시간 특례를 담을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재정과 세제 지원만으로는 대규모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어렵고, 연구개발 업무의 특성에 맞춰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취지다.김정관 장관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이 반도체산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996 근무제를 사례로 들면서 "제도와 규제에 묶여 타이밍을 놓친다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도 반쪽짜리에 불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특례 필요성이 과장됐다고 맞섰다. 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기업들이 어마어마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특별연장근로를 이용하면 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거쳐 일정 기간 주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지만,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다만 여당 지도부는 제한적인 근로시간 유연화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무엇으로 하여금 기업이 내려갈 수 있게 하겠느냐는 고민을 대통령과 정부, 집권 여당은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내 논의를 충분히 거친 뒤 필요한 경우 국회에서 이해당사자들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기획처 "내국세 연동 폐지" vs 교육부 "20.79% 유지"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서도 부처간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현행 제도는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한다.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경제 성장과 함께 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한 별도의 산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기획처가 제시한 방안은 직전 연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일부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세수 증가로 내년 교부금이 100조원에 육박할 수 있지만 개편안이 적용되면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반면 교육부는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정 교부율 20.79%와 내국세 연동 체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교육재정의 안전판은 유지하되 일정 수준을 초과한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보내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AI 교육 등에 활용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이처럼 부처 간 인식차가 큰 탓에 교육계가 최근 주최한 공개토론회에선 교육계 인사들만 대거 참여하면서 구체적인 교부금 산정 방식이나 재원 배분 기준을 다루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 편성과 시·도교육청 재정계획을 위해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하지만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과기부·기후부 이견에 LNG 특례 제외 … "핵심 정책 조기 조율해야"AI 정책에서도 비슷한 혼선이 반복됐다.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AIDC 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방식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입장이 엇갈렸다.당초 AIDC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전력구매계약(PPA) 범위를 LNG 발전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과기정통부와 업계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LNG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반면 기후부는 탄소중립 정책과 전력시장 체계, 지역 내 전력 생산·소비 원칙에 미칠 영향을 들어 반대했다. 결국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에서는 LNG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거래 특례가 제외됐다. 특별법은 비수도권 AIDC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복합 인허가 절차 단축 등을 담았지만 정작 전력 공급의 핵심 대책은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전문가들은 부처 간 이견 자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불가피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노선 정리가 돼야 국민과 기업의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특히 주 52시간 예외는 산업 경쟁력과 노동권, 교육교부금은 재정 효율성과 교육의 공공성, AIDC 전력 공급은 AI 산업과 탄소중립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우리 기업과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쟁점이 충분히 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관들이 서로 다른 정책 신호를 보내거나, 부처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부터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노선 정리를 하거나, 국무조정실이 핵심 경제정책의 조정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