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ISA 전면 재검토 지시, 레버리지 ‘뒷북 규제’ 이어 정책 신뢰 흔들정치권 경질 요구·고발까지 확산 … 금융당국 수뇌부 향한 압박 고조관가선 이억원·이찬진 동반 교체설, 후임 후보군 이름까지 오르내려부동산·주택금융 대책이 다음 시험대 … 정책 향방 따라 거취 변수로
-
- ▲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연합
금융당국을 둘러싼 공기가 심상치 않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증시가 요동친 뒤에야 규제를 강화했고, 생산적금융 ISA는 투자자 반발 끝에 대통령이 직접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책을 내놓고 뒤늦게 수습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거취까지 관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10일 금융권과 관가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 주변에서는 ISA 개편안 재검토 지시를 단순한 정책 수정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들과의 상황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안을 보고받은 뒤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전면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실무라인을 넘어 금융정책 컨트롤타워의 판단과 검증 과정까지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후폭풍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과열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3배 올렸다. 규제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 4485억원이던 관련 16개 상품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6일 9412억원으로 92% 급감했다. 상품은 먼저 열어주고 시장이 흔들린 뒤 문턱을 높였다는 '뒷북 규제' 비판이 따라붙었다.여기에 생산적금융 ISA까지 정책 혼선이 겹쳤다. 정부는 국내 투자 활성화를 내세워 새 ISA를 도입하면서 기존 ISA의 만기 연장을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했다. 투자자 반발이 거세지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자 결국 대통령이 직접 재검토를 지시했다. 금융권에서는 "레버리지는 풀었다가 조이고, ISA는 조였다가 다시 푸는 모양새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두 사안이 겹치면서 논란의 초점도 정책 자체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감독한 사람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겨냥한 경질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이 위원장, 이 원장을 '레버리지 노답 삼형제'로 지목하며 교체를 요구했고, 나경원 의원도 김 실장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의 사전 위험 검증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고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ISA 전면 재검토 지시가 겹치며 금융당국 수뇌부를 향한 압박도 한층 거세졌다.관가에서는 한발 더 나간 얘기까지 돌기 시작했다. 이 위원장과 이 원장의 동반 교체 가능성은 물론,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과 김병욱 전 의원 등 후임 후보군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아직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인사를 공식화한 것은 없지만, 정책 실패를 둘러싼 논란이 구체적인 후임 하마평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두 수장의 거취를 바라보는 관가의 달라진 기류가 읽힌다.시선은 정부가 준비 중인 부동산·주택금융 대책으로 향한다. 관가 일각에서는 이를 현 금융정책 라인의 향후 입지를 가를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가계부채를 억제하면서 실수요자 금융까지 풀어야 하는 고난도 과제인 만큼 또다시 정책 혼선이나 시장 반발이 불거질 경우 인적 쇄신 요구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금융당국 내부의 부담도 작지 않다.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생산적금융, 자본시장 정책을 동시에 끌고 가야 하고 이 원장은 레버리지 ETF를 비롯한 고위험 금융상품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책임져야 한다. 정책을 새로 내놓는 것보다 이미 흔들린 시장 신뢰를 되돌리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오는 배경이다.과거에도 대형 금융사고는 감독당국 수장의 거취 문제로 번졌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당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감독 부실에 대해 공개 사과했고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 김건섭 당시 금감원 부원장은 결국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역시 금융회사 부실을 제때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감독체계와 당국 책임 문제로 확산했다.금융권에서는 결국 다음 정책의 결과가 두 수장의 입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 번의 정책 실패는 수정할 수 있지만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면 결국 정책을 만든 사람의 판단을 묻게 된다”며 “부동산금융 대책까지 흔들린다면 지금 관가에서 도는 인사 얘기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