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15곳중 공모채 잔액 7곳뿐 ... 8곳은 사실상 퇴장자금조달 루트 사모채·CP·전단채로 ... 단기 차환 부담 확대신종자본증권 7000억→2조1000억 ... 고금리에 재무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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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절반 이상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주요 건설사 15곳 가운데 공모채 잔액이 남은 곳은 7곳뿐이다. 나머지 8곳은 공모시장 대신 사모채와 단기자금으로 돈줄을 옮겼다.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건설채 투자심리를 짓누르면서 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모채 시장은 일부 대형사의 무대로 좁아졌다. 사모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에 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까지 늘면서 건설사 자금조달도 만기가 짧거나 비용이 높은 수단으로 기울고 있다.10일 하나증권이 최근 발표한 건설업 신용도와 자금조달 여건을 점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15곳 중 공모채 잔액이 있는 회사는 7곳에 그쳤다. 조사 대상 16곳 가운데 기업신용등급(ICR)만 보유한 호반건설은 공모채 비교에서 제외됐다.공모채 잔액이 남아 있는 회사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HL D&I다. 신용등급이 비교적 높거나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있는 대형 건설사가 대부분이다.반면 GS건설과 대우건설, 신세계건설, KCC건설, BS한양, 계룡건설, 한신공영, IS동서는 공모채 잔액이 없었다. GS건설은 사모 방식 영구채를 활용했고 나머지 7곳은 사모사채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별로 CP와 전자단기사채 등 만기가 짧은 시장성 자금도 활용하고 있다.물론 공모채 잔액이 없다고 해서 곧바로 발행 능력을 잃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회사별 자금 수요와 조달 전략에 따라 기존 채권을 상환한 뒤 신규 발행에 나서지 않았을 수도 있어서다. 다만 공모시장 이용이 줄고 사모채·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의 조달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공모채는 발행 절차와 공시 부담이 크지만 만기가 상대적으로 길고 투자자층도 넓다. 반면 사모채는 절차가 간단한 대신 투자자가 제한적이고 금리 조건도 불리해질 수 있다.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 접근성 또한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공모채 등 시장성 조달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신용등급을 보유한 많은 건설사가 사모사채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공식 신용등급과 채권시장의 평가 사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조사 대상 16개사의 신용등급은 AA급 2곳, A급 9곳, BBB급 5곳이었다. 이 가운데 5곳은 채권 가격에 반영된 시장내재등급이 공식 신용등급보다 1~2단계 낮았다. 신용평가사가 매긴 등급은 유지됐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건설경기와 PF 위험을 반영해 일부 건설사의 신용도를 더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이다.자금조달 구조도 금융기관 차입에 치우쳤다. 하나증권 집계 결과 공·사모사채와 CP·전단채를 합한 시장성 조달은 전체 차입금의 24%에 그쳤고 금융기관 차입이 76%를 차지했다. 시장성 조달의 만기 구조도 대체로 짧았다. 장기 공모채를 발행하지 못한 건설사가 CP·전단채 비중을 늘릴수록 만기가 자주 돌아와 금리 변동과 차환시장 상황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건설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주택경기 침체와 미분양·미입주 증가, PF 우발채무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고원가 사업장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까지 커지면서 건설사 차입금도 증가했다. 신용도가 낮은 중견 건설사는 공모채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 사모채나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신종자본증권 발행도 빠르게 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 GS건설, 신세계건설, BS한양, HL D&I 등 6곳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들 회사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2024년 말 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3000억원, 올해 7월 말 2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7개월 만에 세 배로 불어난 규모다.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일반 회사채보다 후순위인 데다 높은 쿠폰이 붙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설정되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조건도 주로 적용된다. 회계상 재무지표 개선과 별개로 실제 자금조달 비용은 커질 수 있는 셈이다.하나증권은 건설사들의 영업·재무 여건이 여전히 어려운 구간에 있지만 단기간에 신용위험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신용도와 자금조달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채 발행 공백이 길어지면 해당 회사의 적정 발행금리와 투자수요를 확인할 최근 거래 사례가 줄어 시장 복귀 때 더 보수적인 금리 조건을 감수할 수 있다"며 "특히 CP·전단채 의존이 커지면 차입 만기가 짧아지고, 신종자본증권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될 뿐 높은 쿠폰과 콜옵션·금리 스텝업 조건에 따른 현금 부담은 남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