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반도체 폐수 최소화 하라 … 지역도 이익 얻어야" 삼성·SK 환경 투자 확대, ESG 비용 이미 수천억원세수 부족한 경기도 지역 환원 구상, 기업 부담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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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방류를 줄이고 환경 투자를 확대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용수를 공공이 공급하는 만큼 기업도 환경 부담을 줄이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경기도가 반도체 산업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를 용수 공급과 폐수 처리 등에 참여하는 지역에 돌려주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환경·지역 사회 관련 비용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류수량을 최소화하라는 두번째 행정 지도를 내렸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이 공정수를 재이용하고 무방류 또는 최소 방류를 위한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 기업들도 환경 부담을 더욱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경기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110만톤 규모의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물을 공공이 공급하는 만큼 기업도 환경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수자원과 환경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각 사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환경안전 분야에 1조8743억원을 투자했다. 2024년 2조2184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조단위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안전·보건·환경(SHE) 분야 자본투자를 전년보다 48.3% 늘려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수자원 재이용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1억3131만톤의 용수를 재이용했다. 2023년 1억1942만톤, 2024년 1억2526만톤에서 매년 재이용량을 늘린 것이다. 국내 기흥·화성·평택·천안·온양 사업장에서는 생산공정 폐수를 회수·재처리해 세정수와 유틸리티 용수로 다시 사용하고, 결로수도 냉각탑 보충수로 재이용하는 방식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SK하이닉스 역시 물 재이용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수자원 재이용량은 7358만7000톤으로 2023년 5808만5000톤에서 약 27% 증가했다. 재이용률도 2022년 약 35%에서 2023년 40%, 2024년 41%, 지난해 43% 수준으로 높아졌다. 회사는 2030년까지 수자원 절감량 누적 6억톤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환경 설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공정가스 처리시설(RCS)을 지난해 3대 추가해 총 55대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환경·안전·보건 분야 투자를 늘리는 한편 설비 개선 등을 통해 지난해 전력 에너지 사용량을 308GWh 절감, 2020년까지 5년간 누적 1636GWh을 줄였다.재생에너지 전환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2023년 24.3%에서 지난해 26.2%로 상승했고, 올해 2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30%에서 31%로 높였으며 2030년 33%, 2050년 넷제로 및 RE100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그럼에도 반도체 생산량 증가에 따라 환경 부담 자체는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1297만8000톤에서 2024년 1454만6000톤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381만4000톤을 기록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6.4% 증가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732만5000톤에서 781만9000톤으로 늘어 6.7% 증가했다. 2024년 757만5000톤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배출량이 확대됐다.화학물질 사용량도 삼성전자 DS부문 기준 2023년 51만2000톤에서 지난해 56만9000톤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확대될수록 용수와 전력뿐 아니라 화학물질 사용과 환경안전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이 가운데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를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재정 구상을 내놓고 있다. 추 지사는 앞서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지만 경기도에는 직접적인 세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재정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부동산 거래 위축 등으로 재정 여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실을 지역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추 지사는 가칭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이나 폐수 처리 등 고통을 분담하는 시·군에도 산업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AI 반도체 수요에 발맞춰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용수와 폐수 처리 인프라의 비용 부담을 기업과 지역이 나누는 구조를 구체화할 경우 환경 설비 투자와 별개로 산업 인프라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면 물 사용량과 폐수 처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비용도 커질 수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수자원 재이용과 환경안전 설비, 재생에너지 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환경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강화와 지자체의 지역 환원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환경 관련 비용이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일각에서는 경기도가 재정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반도체를 비롯한 도내 기업에 환경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이 확대될수록 물 재이용과 폐수 처리 등 환경 투자는 피할 수 없는 비용"이라며 "기업들도 ESG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규제 강화에 지역 인프라 비용까지 더해진다면 결국 대규모 증설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