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로 사업축 정리… 김동관 중심 방산·조선·우주 구도 KAI 지분 확대… 완성 항공기 체계종합 역량 주목"경쟁은 경쟁대로"… 한화시스템 VS. KAI, SAR 맞붙는다민영화 땐 2대주주에서 출발… 美 오스탈USA 인수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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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빠르게 늘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2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입 자금보다 '왜 지금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한화 인적분할과 김동관 수석부회장 승진 등 그룹의 굵직한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KAI 지분도 15%를 넘어서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한화가 그룹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방산·우주항공을 핵심 축으로 삼는데 향후 KAI 인수가 사업 구도를 완성하는 승부처로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 지분 매입·그룹 재편 맞물려한화는 지난 10일 한화시스템이 KAI 지분 3.45%를 추가로 장내 매입하면서 그룹 전체 보유 지분이 15.89%로 늘었다고 밝혔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다. 지난달 8일 12.44%였던 지분율이 한 달 만에 3.45%포인트 늘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연말까지 KAI 주식 매입에 최대 5000억원의 한도를 설정했지만 이를 빠르게 집행했다.한화가 KAI에 속도를 내는 시점은 그룹 내부의 큰 판을 다시 짜는 작업과 겹친다. ㈜한화는 지난 1일을 분할기일로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이 남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계열사를 거느리는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나뉘었다.같은 날 김동관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에너지를, 김동원 부회장은 금융을, 김동선 사장은 테크·라이프 사업을 맡으며 3형제의 사업 분담도 한층 선명해졌다.김 수석부회장이 맡은 사업 가운데 특히 우주항공은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분야다. 그는 지난달 3일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인공지능(AI) 등에 총 55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원,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SAR 위성과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등에 약 20조원을 투입한다.한화는 미국에서도 방산·조선 생산기반 확대에 나섰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USA 인수를 위해 기업가치 10억5000만~12억달러를 제시하는 비구속적·조건부 인수안을 냈다. 국내에선 항공우주, 미국에선 해양방산의 핵심 생산기반을 넓히려는 한화의 굵직한 투자 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
- ▲ 한화시스템의 VLEO UHR SAR 위성 목업 ⓒ한화시스템
◆ "경쟁은 경쟁대로"… KAI vs 시스템, SAR 사업 맞붙는다이런 한화의 항공우주 밑그림에서 KAI가 갖는 의미도 작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와 항공엔진, 한화시스템이 레이다와 항공전자·위성 분야를 맡고 있다면 KAI는 KF-21과 T-50 계열, 수리온 등을 개발해온 국내 대표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다.누리호 체계총조립과 위성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가 상대적으로 약한 완성 항공기 체계종합 영역을 KAI가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흥미로운 점은 한화와 KAI가 모든 사업에서 같은 편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화시스템과 KAI는 정부가 추진하는 총 1조4223억원 규모의 민군 겸용 초소형위성체계 개발 사업에서 맞붙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초소형 SAR 위성 40기를 구축할 계획이며 양사는 현재 양산에 앞선 검증위성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한화로서는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KAI와 대형 국책사업에서 경쟁하면서 그룹 전체로는 KAI의 2대주주가 된 셈이다. 현재로서는 '경쟁은 경쟁대로, 지분은 지분대로' 가져가는 구조다. KAI와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전자전기 사업에서는 컨소시엄을 꾸려 '원팀'으로 나섰지만, LIG D&A·대한항공 컨소시엄에 밀려 수주에는 실패했다.사업상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에도 KAI 지분을 계속 늘렸다는 점에서 한화가 KAI를 개별 사업의 협력 상대를 넘어 장기적인 항공우주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89% 지분율 … 추가 지분 매입 열려있다당장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넘어야 한다. 다만 KAI 최대주주는 여전히 수출입은행이고 한화가 단독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업계에서는 간이심사로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향후 정부가 KAI 민영화에 나설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화가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을 전량 인수해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과, 수은 지분 일부만 넘겨 한화를 최대주주로 만들고 수은이 2대 주주로 남는 방식이다.15.89%가 한화의 최종 지분율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을 결정해 지분율을 6.50%에서 9.90%로 높인 데 이어, 한화시스템이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화시스템도 별도로 5000억원의 매입 한도를 설정한 뒤 한 달 만에 지분율을 1.53%에서 4.98%까지 끌어올렸다.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지분을 15% 넘게 확보한 것은 당장 KAI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향후 정부가 민영화를 결정할 경우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룹 사업 재편까지 마무리된 만큼 KAI에 대한 추가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