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현황 및 시사점'신용융자 36.7조, 10년새 5.5배…美보다 두 배 빠른 속도레버리지 ETF 13배 급증…개별종목 쏠림 뚜렷반대매매·헤지 물량 동시 출회땐 시장 변동성 확대"고위험 상품 진입규제 강화하고 장기투자 유인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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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025년 이후 국내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변동성도 커지면서 고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빠르게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진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세제 인센티브 등을 통해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11일 자본시장연구원의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현황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2026년 6월말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7000억원으로 2016년말(6조7000억원) 대비 5.5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9.6%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의 마진거래(margin account)는 5300억달러에서 1조5021억달러로 2.8배(연평균 11.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신용융자 증가 속도는 미국의 약 2배에 달하는 셈이다.

    신용융자의 시장별 구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2021년에는 코스닥 시장이 신용융자 잔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지만 2026년 6월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는 각각 28조6000억원, 8조1000억원으로 코스피가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신용융자 증가가 코스닥 중소형주가 아닌 코스피 대형주, 특히 반도체 등 수익률 변동성이 큰 특정 섹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국내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2026년 6월말 39조4000억원으로 2016년말(3조원) 대비 13.1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1.1%로, 같은 기간 연평균 15% 내외로 늘어난 글로벌 레버리지 ETF 시장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특히 2026년 상반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이후에는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기초지수의 음(-)의 2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의 AUM은 1조4000억원으로 전체 레버리지 ETF의 3.5%에 그쳐,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활용이 위험분산보다 주가 상승에 대한 일방향 추종에 편중돼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밖에 국내 증권사 위탁매매 미수거래와 차액결제거래(CFD) 잔액도 각각 1.4조원, 1.9조원으로 2024년말 대비 57%, 60% 증가했다.

    ◆ 반대매매·헤지 물량 겹치면 변동성 확대 우려

    이 같은 레버리지 투자 확대는 손실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신용거래보증금 45~60%만 납입하고 나머지를 증권회사에서 차입하는 구조로 실질 레버리지비율이 2배 내외에 이른다. 보증금률 45%를 가정하면 주가가 30% 하락할 때 투자자의 실제 손실률은 67%에 달하며 주가가 45% 하락하면 투자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 

    레버리지 ETF 역시 음(-)의 복리효과로 손실이 확대되는데 기초지수가 20% 상승 후 20% 하락하면 지수 기준 손실은 4%에 그치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40% 상승 후 40% 하락해 손실이 16%까지 커진다.

    더 큰 문제는 개별 투자자의 손실이 시장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와 미수거래에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출회되거나 레버리지 ETF의 헤지 물량이 장 종가 무렵에 집중되면 주식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있다. 미수거래는 매수대금을 결제일인 2영업일 이내에 상환해야 해 미납 시 다음 영업일 반대매매가 실행되고 CFD와 선물·옵션 거래도 일일정산 구조상 증거금이 유지 수준을 밑돌면 즉시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 "고위험 상품 규제하고 장기투자 유도해야"

    개인투자자 보호와 금융안정 제고를 위한 중장기 과제도 제시됐다. 

    우선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진입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실 감내 능력이 낮은 투자자에 대한 위험고지 의무를 강화하고 손실이 누적된 계좌를 선별해 레버리지 투자 비중을 일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개인별 투자한도를 총 투자금액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총량관리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특정 상품에만 높은 규제가 적용되면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레버리지 상품 전체에 걸친 일관된 규제 체계 마련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다.

    신용융자 잔액과 레버리지 ETF 순자산 규모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시장 급변 시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는 긴급조치권 도입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아울러 ISA·개인연금 세제 혜택 확대, 주식 장기보유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 등을 통해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생애주기 전반의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레버리지 상품 투자 과열에 따른 개인투자자 손실 위험 증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개연성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자보호 강화, 금융안정성 제고,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 확대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