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은 부총재 "추가 인상 가능성 커" … 동결 전망도5억 빌린 차주 금리 1%p 뛰면 원리금 부담 年 360만원 상승대출규제에 급매 내놔도 무관심 … 실거주 정책 탓 투자 증발임대 전환도 전세대출 제한·세 부담에 막혀 … "퇴로 열어줘야"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관건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다. 지난 7월에 이어 기준금리가 또 오를 경우 영끌족들은 버티거나, 살던 집을 매도 또는 전·월세 전환하는 선택 기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냥 버티기엔 빚 부담이 만만치 않고 집을 팔거나 임대로 돌리는 것도 '옥상옥' 규제에 막혀 쉽지 않다. 정부의 겹겹이 규제 탓에 실수요자의 퇴로까지 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경기 충격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나온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한 차례가 아닌 여러 차례의 추가 인상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3년 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75%로 올린 바 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매매가격의 상당 부분을 대출로 충당한 영끌족들은 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이자 부담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까닭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5~7.56%로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3일 4.65~7.35%보다 상단은 0.21%포인트(p), 하단은 0.1%p 인상됐다.

    금융권에선 내년까지 총 3~4회에 걸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대출로 집을 산 수요자들의 원리금 상황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기존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평균 29만6000원 증가한다.

    금리가 1%p 오른 상황을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으로 연 4%에 빌린 차주는 월 원리금 상환액이 238만원에서 268만원으로 늘게 된다. 연간으로 360만원가량의 상환 부담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자 부담에 집을 팔거나 전세로 돌리고 싶어도 겹규제 탓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매도의 경우 지난해 '6·27 대출 규제' 등 여파로 집을 내놔도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규제지역에선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주담대 한도는 6억원,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된다.

    즉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한다면 대출을 4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고 나머지 6억원은 자력으로 현금 조달해야 한다. 통상 10억원대 아파트 매수를 노리는 수요층에서 6억원 현금 조달이 가능한 경우는 흔치 않다. 더욱이 정부 규제로 1주택 실거주가 사실상 강제돼 투자 수요까지 자취를 감췄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노원구 W공인중개소 관계자는 "4년 전 구축을 매수했던 집주인이 최근 시세보다 3000만원 낮춰 매물을 내놨지만 찾는 이들이 없다"며 "호가를 5000만원까지 낮췄는데도 매수 콜이 들어오지 않는 매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억원 안팎 아파트는 정주여건 측면에서 소위 '덜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20억원대 아파트보다 비교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현금 자산가들의 수요도 약한 편"이라며 "아이러니한 부분은 대출 규제로 인한 일반 실수요자도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주 중인 집을 전·월세로 돌려 원리금 부담을 보전하고, 본인 역시 전세집에 거주하는 방법도 규제에 가로막혔다. 당장 전세집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뛴 상황에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는 고작 2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유 주택의 시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대출 자체가 제한된다.

    설상가상 해당 방법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될 경우 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자 부담에 퇴로까지 막힌 영끌족 매물이 경매시장에 대거 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조사 결과 지난해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0만8742건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4만8280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더 뛰면 영끌로 주택을 산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도 눈에 띄게 늘 것"이라며 "주택 매수는 본인의 선택사항이긴 하나 일부 규제 완화로 실수요자들의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