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율 1.5%→3% 두 배 상향 … 추가 여력 30조원대출 오픈런·실수요자 불편 커지자 넉 달 만에 규제 되돌려PF 금융지원 26.3조→47.8조원+α … 주택공급에도 금융 총동원이억원 "총량관리 기조 흔들림 없어" … 시장선 정책 일관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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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두 배 높인다. 가계빚을 잡겠다며 잠갔던 대출 수도꼭지를 넉 달 만에 다시 열어 30조원가량의 추가 여력을 내주는 셈이다. 강한 총량규제가 대출 오픈런을 부른 뒤에야 방향을 틀면서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대출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는 기존 1.5%에서 3%로 상향된다. 전체 가계대출을 약 1800조원으로 보면 증가 여력은 30조원 안팎에서 60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추가 여력을 주택공급과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자금 공급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불과 넉 달 전 내놓은 처방과는 방향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은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지난해 1.7%보다 낮은 1.5%를 올해 관리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를 초과한 금융회사에는 이듬해 관리 한도를 줄이는 페널티까지 적용하며 대출 공급을 강하게 제한했다.

    ◆ 30조 막았다 30조 도로 푼다 … 대출대란만 남긴 '총량 왕복운동'

    강한 총량관리는 은행 창구부터 흔들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 3821억원으로 올해 연간 목표 4조 3363억원을 이미 2조원 넘게 웃돌았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 취급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인터넷은행에서는 주담대 접수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도가 소진되는 '오픈런'까지 벌어졌다.

    차주의 소득과 상환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충족하고도 은행에 남은 총량이 없으면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한 것이다. 실수요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꺼낸 해법은 총량 목표 자체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이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1.5%로 관리하려고 했을 때랑 지금의 상황은 굉장히 다르다"며 "그걸 고집하면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으니 상황이 바뀌었으니 총량을 조정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 변화에 따른 정책 조정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다만 연간 목표가 하반기 초부터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대출 오픈런까지 벌어졌다는 점은 당초 1.5%라는 숫자가 실제 주택거래와 자금 수요를 충분히 반영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며 "이주비·잔금대출 등 신규 주택공급에 따른 연계대출은 분양과 입주가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총량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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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쪽은 풀고 한쪽은 조이고 … 규제·지원 뒤섞인 '복잡한 방정식'

    정부는 공급 측 금융도 대폭 확대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자금지원 규모를 기존 26조 3000억원에서 47조 8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PF 보증은 올해 23조원, 내년 33조원을 공급하고 캠코 PF정상화펀드 3조원,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5조원, 금융권 자체펀드 10조원 등을 동원한다. 주거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도입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미룬다.

    배경에는 수도권 23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 계획이 있다. 정부는 2026~2030년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에 더해 신규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한 추가 공급을 추진한다.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수요 쪽에는 다시 핀셋 지원을 얹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과 반전세 보증,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으로 구성된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를 도입하고 보금자리론 소득요건도 부부 합산에서 부부 중 1인 기준으로 바꾼다. 반대로 전세대출 관리와 DSR 소득심사,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자본규제는 강화한다.

    정책의 방정식은 더 복잡해졌다. 총량은 1.5%에서 3%로 늘리면서 LTV·DSR은 유지하고, PF와 청년·실수요자 금융은 확대하되 투기성 대출은 다시 조이는 구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허용 뒤 과열되자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였고, 생산적금융 ISA 개편안도 투자자 반발 이후 재검토에 들어갔다. 대출정책에서도 강한 규제와 사후 보완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를 함께 추진할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총량을 강하게 제한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목표를 바꾸고 지원 대상을 추가하면 금융회사와 차주 모두 정책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며 "총량 숫자를 반복해서 조정하기보다 DSR을 중심으로 상환능력에 맞춰 대출이 공급되는 일관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