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신규·만기연장 제한 … 6만건·9조3000억원 영향권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비율 10%P 축소, 금리·한도 부담 커질 듯한 번이라도 실거주하면 규제 제외 … 직장·교육 목적 1주택자 혼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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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다주택자에 이어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조이면서 가계대출 규제의 경계가 '주택 보유'에서 '실거주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갭투자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의 전세대출만 6만건·9조 3000억원에 달해 직장·교육 등으로 자기 집을 떠나 사는 실수요자까지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에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가 추가된다. 현재 다주택자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의 3억원 초과 아파트 보유자 등에 적용하는 규제를 1주택자로 넓히는 것이다.

    대상은 부부 합산 1주택자 가운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임대하고 본인이나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경우다. 직계존비속에게 임대한 주택은 제외한다. HF·HUG 등 보증기관의 보증이 제한되면 은행 전세대출은 사실상 받기 어려워져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도 원칙적으로 막힌다.

    규제의 잠재적 범위는 상당하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보유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약 6만건, 9조 3000억원이다. 건당 평균 1억 5500만원꼴이다. 이 가운데 실제 규제 대상은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차주로 좁혀지지만, 집 한 채를 보유한 차주의 전세대출까지 정부가 거주 이력을 기준으로 걸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1주택자 전체의 대출 여건도 나빠진다. 현재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수도권·규제지역 80%, 나머지 지역 90%지만 내년부터 1주택자에게는 각각 70%, 80%가 적용된다. 일률적으로 10%포인트 낮아지는 셈이다. 무주택자는 기존 80%, 90%가 유지된다. 보증이 줄어든 만큼 은행이 부담하는 위험이 커져 금리와 한도, 심사 기준이 이전보다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논란은 '투기 목적'을 실거주 이력으로 가려낼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과거 본인이나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한 번이라도 거주했다면 원칙적으로 규제에서 빠진다. 반대로 처음부터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에 살면서 집을 임대한 1주택자는 투기 목적이 없더라도 규제 대상에 들어갈 여지가 있다.

    세제와 금융규제가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면서 현장의 혼선도 예상된다. 세제에서는 취학·전근·질병 등 불가피한 이주 사유와 일정 거주기간을 함께 따지는 반면 이번 대출 규제는 과거 실거주 여부가 핵심 기준이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단기간 주소를 이전하는 편법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직장·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가 명백하면 은행 여신심사위원회를 통해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전세시장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기 집을 세놓고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살던 1주택자가 대출을 연장하지 못하면 보유 주택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세입자가 집을 비우고 다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연쇄적인 주거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 갭투자 자금줄을 끊으려던 규제가 정상적인 임대차 수급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규제는 소득까지 파고든다. 내년부터 소득 증가율이 20%를 넘으면 최근 2년, 30%를 넘으면 최근 3년 평균소득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한다. 대규모 성과급 등으로 특정 연도의 소득이 급증한 직장인이 이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늘리는 길도 좁아진다. 고가·고LTV와 고액·고DSR 주담대에는 위험가중치까지 높여 은행의 대출 공급 유인을 낮춘다.

    정부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하는 등 실수요자 보완책도 내놨다. 그러나 동시에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면서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운 보완책의 효과를 스스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갭투자에 전세대출이 활용되는 통로를 차단할 필요성은 있지만 1주택자의 거주 형태는 직장과 교육, 가족 사정 등에 따라 다양하다"며 "실거주 이력만으로 투기 수요를 가르면 정상적인 주거 이동까지 대출 규제에 묶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