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자 간담회서 "특별한 요인 없다면 인상" 발언코스피, 예탁금 100조원 붕괴 … 추가 유동성 절실금리 인상 시 한국채로 유동성 몰릴 가능성美국채 이어 구글 회사채까지 '블랙홀' … 유동성 씨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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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대 한은 부총ⓒ뉴시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 이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미국의 고금리 국채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초대형 회사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코스피 시장의 유동성은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있는 형국이다.◆ "특별한 요인 없다면 인상" … 짙어진 매파적 기조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유 부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근원물가의 높은 수준 유지 여부와 지속적인 성장세를 꼽았다.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에 반영되어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깔려 있다.시장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씨티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강한 경제 성장과 근원물가 흐름을 바탕으로 한국은행이 8월과 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최종 금리가 3.75%까지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美 국채 이어 구글 회사채까지 '자금 블랙홀'국내 증시의 유동성 고갈을 부추기는 더 큰 외부 요인은 미국의 기록적인 고금리 국채와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다.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5.22%까지 치솟으며 2001년 8월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에 육박하고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보유에 대한 높은 대가를 요구한 결과다.여기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쓸어 담기도 본격화됐다.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초대형 회사채에는 채권 발행량의 4배가 넘는 1150억 달러(약 164조 원)의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었다.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쏟아부으며 잉여현금흐름(FCF)이 악화되자, 회사채 등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를 크게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韓 국고채마저 '흔들'… 장기물 금리 수년 만에 최고치매크로 변수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 국고채 시장의 전반적인 자금 흐름은 경고음을 내고 있다.미국 국채 발작과 중동 리스크 등이 맞물리며 국내 국고채 금리 또한 장기물을 중심으로 고공행진 중이다.실제로 최근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연 4.666%, 연 4.563%까지 치솟으며 2012년과 2016년 첫 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특히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나며 장기적인 물가와 재정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이러한 금리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조짐마저 부추겼다.환차손 위험이 커진 외국인들은 국채선물 매도에 나섰고, 재정거래 유인마저 축소되며 지난 7월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 규모는 전월 대비 11조 7290억 원이나 급감했다.기업들 역시 고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으로 자금 조달 시기를 늦추면서 7월 전체 채권 발행액은 전월 대비 약 13% 감소한 86조 2760억 원에 그쳤다.이 같은 국고채 금리 상승은 결국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가계의 소비 여력마저 줄여 경제 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韓 반도체주 직격탄 우려 … 리스크 관리 필수이러한 글로벌 유동성 흡수 현상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장기 금리가 오를수록 미국 빅테크의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히 치솟게 되고, 이는 곧 설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 5%를 넘어서게 되면 재무 상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빅테크의 반도체 구매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한국 주식 시장 전체가 꺾일 위험이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과 글로벌 '자금 블랙홀' 현상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은 심각한 유동성 가뭄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며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매크로 변수에 따른 철저하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