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의 고집적·고성능화로 차세대 패키징 소재인 유리기판이 부상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진입도 빨라지고 있다. BOE 등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업체들이 글라스관통전극(TGV·Through Glass Via) 기반 파일럿 생산에 나서며 시제품과 고객사 검증을 추진하면서다. 국내에서는 SKC·삼성전기·LG이노텍 등이 2027~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한중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BOE를 비롯해 크리스탈옵텍, WG테크 등이 유리기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BOE는 약 9억9300만위안을 투입해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TGV 미세홀 가공과 구리 충진 기술을 확보했으며 대면적 유리 캐리어 시제품을 AI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며 검증을 진행 중이다. WG테크는 자회사 TGV서킷을 통해 5㎛ 이하 TGV 미세홀 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우한에 연 10만㎡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해 1.6T CPO용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크리스탈옵텍도 TGV 기반 광 인터커넥트 기판을 개발해 1.6T·3.2T급 CPO 적용을 위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계 패키지 기판을 유리 소재로 대체한 것으로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 고밀도로 배치하는데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유리는 낮은 열팽창계수와 높은 평탄도를 갖춰 대면적·고다층 패키징 과정에서 기판의 휨과 변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심은 TGV 공정이다. 유리 내부에 미세한 수직 구멍을 만든 뒤 구리 등을 채워 기판 위·아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미세 홀을 균일하게 가공하고 이후 도금·구리 충진 과정에서 결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양산 수율을 좌우한다.
디스플레이 경험 앞세운 중국 … '패키징'으로 영역 확대
중국 업체들의 빠른 진입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축적한 대면적 유리 가공 경험이 배경으로 꼽힌다. 유리기판과 디스플레이 패널은 요구되는 공정과 신뢰성에 차이가 있지만 대형 유리를 다루는 생산 인프라와 공정 경험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은 신규 시장 진입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리기판은 TGV 레이저 가공을 비롯해 식각, 증착, 도금, 구리 충진, 검사 등 여러 후공정을 필요로 한다. 중국 기업들은 기존 전자·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확보한 생산 기반을 활용해 관련 공정을 빠르게 내재화하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유리기판을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접근하기보다 기존 유리 가공 및 전자부품 생산 역량을 반도체 패키징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초기인 만큼 파일럿 생산을 통해 공정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빠르다"고 말했다.
韓 2027~2028년 양산 목표 … 고객사 검증 본격화
국내 기업들도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C는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북미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며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올해 말 상용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고객사 요구사항 변경 등의 영향으로 양산 일정은 2027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는 올해 하반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6000억원을 유리기판 사업에 우선 투입해 고객사 평가와 인증, 수율 개선, 설비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고사양 AI 반도체에 적합한 임베딩 방식과 기존 에폭시 기판을 대체하는 논임베딩 방식을 함께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도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을 공동 개발하며 샘플 검증에 들어갔다. 일본 스미토모화학 계열사와 글라스 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며 소재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객사 엔지니어링 검증과 생산설비 구축, 공정 안정화 등을 거쳐 2028년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도 구미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리기판 시범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고객사와 시제품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진짜 승부는 'TGV' 이후 … 수율 확보 관건
향후 장비와 소재를 포함한 공급망 구축 여부가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GV 레이저 가공부터 식각·도금·구리 충진·평탄화·검사까지 기존 유기기판과 다른 공정이 필요한 만큼 제조사와 장비·소재 업체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미세 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이크로 크랙을 제어하고, 이후 도금과 구리 충진 과정에서 균일도를 확보해야 하고, 대면적 유리를 가공하는 만큼 휨과 변형, 평탄도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TGV 홀을 구현하는 것보다 이후 도금과 구리 충진, 미세 크랙 제어, 평탄도 관리 등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더 어렵다"며 "실험실에서 성능을 확인하는 것과 실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율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유리기판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은 한국 업체에는 기회이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보다 고객사별 검증과 신뢰성 평가를 거쳐 적용처를 넓혀가는 단계다. 어느 한 업체가 절대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생산 경험과 고객 레퍼런스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기판 업체 하나의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결정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TGV 장비부터 소재, 도금, 검사까지 전체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만큼 중국이 자국 기업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축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BOE를 비롯해 크리스탈옵텍, WG테크 등이 유리기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BOE는 약 9억9300만위안을 투입해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TGV 미세홀 가공과 구리 충진 기술을 확보했으며 대면적 유리 캐리어 시제품을 AI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며 검증을 진행 중이다. WG테크는 자회사 TGV서킷을 통해 5㎛ 이하 TGV 미세홀 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우한에 연 10만㎡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해 1.6T CPO용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크리스탈옵텍도 TGV 기반 광 인터커넥트 기판을 개발해 1.6T·3.2T급 CPO 적용을 위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계 패키지 기판을 유리 소재로 대체한 것으로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 고밀도로 배치하는데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유리는 낮은 열팽창계수와 높은 평탄도를 갖춰 대면적·고다층 패키징 과정에서 기판의 휨과 변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심은 TGV 공정이다. 유리 내부에 미세한 수직 구멍을 만든 뒤 구리 등을 채워 기판 위·아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미세 홀을 균일하게 가공하고 이후 도금·구리 충진 과정에서 결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양산 수율을 좌우한다.
디스플레이 경험 앞세운 중국 … '패키징'으로 영역 확대
중국 업체들의 빠른 진입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축적한 대면적 유리 가공 경험이 배경으로 꼽힌다. 유리기판과 디스플레이 패널은 요구되는 공정과 신뢰성에 차이가 있지만 대형 유리를 다루는 생산 인프라와 공정 경험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은 신규 시장 진입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리기판은 TGV 레이저 가공을 비롯해 식각, 증착, 도금, 구리 충진, 검사 등 여러 후공정을 필요로 한다. 중국 기업들은 기존 전자·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확보한 생산 기반을 활용해 관련 공정을 빠르게 내재화하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유리기판을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접근하기보다 기존 유리 가공 및 전자부품 생산 역량을 반도체 패키징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초기인 만큼 파일럿 생산을 통해 공정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빠르다"고 말했다.
韓 2027~2028년 양산 목표 … 고객사 검증 본격화
국내 기업들도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C는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북미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며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올해 말 상용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고객사 요구사항 변경 등의 영향으로 양산 일정은 2027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는 올해 하반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6000억원을 유리기판 사업에 우선 투입해 고객사 평가와 인증, 수율 개선, 설비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고사양 AI 반도체에 적합한 임베딩 방식과 기존 에폭시 기판을 대체하는 논임베딩 방식을 함께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도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을 공동 개발하며 샘플 검증에 들어갔다. 일본 스미토모화학 계열사와 글라스 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며 소재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객사 엔지니어링 검증과 생산설비 구축, 공정 안정화 등을 거쳐 2028년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도 구미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리기판 시범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고객사와 시제품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진짜 승부는 'TGV' 이후 … 수율 확보 관건
향후 장비와 소재를 포함한 공급망 구축 여부가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GV 레이저 가공부터 식각·도금·구리 충진·평탄화·검사까지 기존 유기기판과 다른 공정이 필요한 만큼 제조사와 장비·소재 업체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미세 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이크로 크랙을 제어하고, 이후 도금과 구리 충진 과정에서 균일도를 확보해야 하고, 대면적 유리를 가공하는 만큼 휨과 변형, 평탄도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TGV 홀을 구현하는 것보다 이후 도금과 구리 충진, 미세 크랙 제어, 평탄도 관리 등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더 어렵다"며 "실험실에서 성능을 확인하는 것과 실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율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유리기판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은 한국 업체에는 기회이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보다 고객사별 검증과 신뢰성 평가를 거쳐 적용처를 넓혀가는 단계다. 어느 한 업체가 절대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생산 경험과 고객 레퍼런스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기판 업체 하나의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결정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TGV 장비부터 소재, 도금, 검사까지 전체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만큼 중국이 자국 기업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축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