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40% 유지한 채 담보가치 산정 변경, 이주비 대출 평균 30% 확대종전자산 대신 종후자산가치 반영 … 미래 집값까지 대출 모수로추가 이주비 공적보증 도입 … 보증 규모·심사 기준은 아직 미정PF 지원 26.3조→47.8조+α … 공급 확대 뒤 금융권 위험 부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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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을 잡겠다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묶어둔 정부가 주택 공급에는 담보 계산법을 바꿨다. 재건축·재개발 이후 주택의 미래 가치를 반영해 이주비 대출을 평균 30% 늘리고 부족분에는 공적보증까지 붙이기로 했다.부동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LTV 규제는 그대로 두면서 실제 대출 여력은 확대하는 구조다. 정비사업의 자금난을 풀 필요성은 있지만 미래 가치의 인정 범위와 보증 기준조차 구체화되지 않아 규제의 외형을 유지한 채 다른 통로로 대출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LTV 못 건드리자 '담보 모수' 손댄 정부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 방식을 개선하고 추가 이주비 조달을 위한 보증상품을 도입한다.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의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핵심은 LTV 비율이 아니라 이를 적용하는 담보가치다. 현재 이주비 대출은 기존 주택의 종전자산가치를 토대로 한도를 산정하지만 앞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이후 새로 지어질 주택의 종후자산가치를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여력이 평균 약 3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가령 종전자산가치가 10억원인 주택이라면 LTV 40% 적용 시 대출 가능액은 4억원이다. 규제비율을 건드리지 않고 담보가치 산정의 기준을 넓히면 같은 40%를 적용하고도 받을 수 있는 돈은 늘어난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유지해온 강한 LTV 규제와 정비사업 자금 공급 확대를 동시에 가져가기 위해 '비율' 대신 '모수'를 손본 것이다.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총량과 투기적 대출은 흔들림 없이 관리하겠다"며 "착공과 입주 과정에는 이주비와 잔금 대출이, 실제로 집이 필요한 국민에게는 실수요 금융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TV·DSR이라는 규제의 뼈대는 유지하면서 산정 방식과 보증을 통해 공급에 필요한 자금은 별도로 넓히겠다는 의미다.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종후자산가치는 정비사업이 계획대로 끝난다는 것을 전제로 산정하는 미래 가치다. 사업 지연이나 공사비 상승,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라 준공 이후 실제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담보가치를 기준으로 손실 위험을 관리하는 LTV 제도에 미래 가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유다. -
- ▲ 이억원 금융위원장 ⓒ연합
◆ 공적보증까지 붙였는데 … 심사 기준은 아직 '빈칸'추가 이주비에는 공적보증도 동원한다. 금융회사가 담보만으로 조합원의 자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 보증을 붙여 추가 조달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비사업의 자금 병목을 풀겠다는 취지지만 보증 규모와 재원, 한도와 심사·거절 기준 등 실제 대출 여부를 가를 세부 내용은 이번 발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금융당국도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본지가 추가 이주비 보증과 종후자산가치 산정 기준 등을 문의했지만 금융위는 관련 문의가 많아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하며 구체적인 운용 방식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주비 대출이 평균 30% 늘어난다는 효과부터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산식과 위험관리 기준은 뒤로 남겨둔 셈이다.공급을 앞세운 금융지원은 더 넓게 풀린다. 부동산 PF 보증·자금지원은 26조 3000억원에서 47조 8000억원+α로 확대하는 반면, 주거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은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미룬다. 사업자금 공급은 대폭 늘리고 이를 견제할 건전성 규제는 늦추는 구조다. 정부는 주거사업장이 비주거·지방 사업장보다 건전성 부담이 낮다는 입장이지만, 지원 대상을 가려낼 사업성·건전성 기준이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될지가 관건으로 남는다.가계대출도 같은 방향이다. LTV·DSR은 유지하면서 올해 증가율 목표는 1.5%에서 3%로 높여 대출 여력을 약 30조원에서 60조원 안팎으로 키웠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역시 이 총량 안에서 공급한다. 결국 규제의 틀은 그대로 둔 채 담보가치 산정과 공적보증, 총량을 차례로 조정해 실제 자금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정부가 내세운 '일관된 수요관리'와 현장에서 체감할 금융 완화 사이의 간극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정비사업의 자금 부족이 착공 지연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주비 지원 필요성 자체에는 금융권의 이견이 크지 않다. 다만 미래 주택가치를 어디까지 담보로 인정할지, 공적보증을 어떤 기준으로 공급할지가 불분명하면 금융지원 확대만큼 위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시장과 사업 주체들이 실제로 체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금융지원 기준과 사업성 개선 방안, 예측 가능한 인허가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며 "특히 이주비 대출, PF 지원, 공공기여와 분담금 부담 등은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세부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