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 중심 역외 원화거래, 현물·실물인수도 시장으로 단계적 전환24시간 외환시장·원화 국제결제망 구축, 해외 투자자 접근성 개선특정 수급 흔들림완화 기대, 자금 유출입 위험 대비 안전판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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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원·달러 환율 야간 가격을 좌우해 온 역외선물환(NDF)의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환시장이 24시간 문을 연 데 이어 역외 원화결제시스템까지 구축되면 해외 투자자의 현물환 거래가 늘면서 환율 결정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확대와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시범운영 등 인프라 개선을 포함한 원화 국제화를 추진 중이다. 원화의 글로벌 활용도를 높이고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단순한 원화 사용처 확대를 넘어 환율이 형성되는 시간과 장소, 거래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 거래를 하려면 국내 외국환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했고, 원화 자본거래 과정에서도 제도적 제약이 있었다. 특히 미국 등 주요 투자자들의 활동 시간과 국내 외환시장 운영 시간이 맞지 않아 해외 투자자가 원화를 거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이 닫힌 시간에는 유동성이 풍부한 NDF 시장이 역외 원화 거래의 주요 통로로 기능했다.

    NDF는 원화를 실제로 주고받지 않고 미래의 원·달러 환율을 약정해 시세 차익만 정산하는 구조의 거래다. 비거주자끼리 거래할 수 있어 해외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이미 거래 관행과 상대방, 헤지 방식 등이 갖춰진 익숙한 시장이다. 반면 실물 인수도 방식의 현물·선물환 시장으로 거래를 옮기려면 기존 거래 관행을 바꿔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NDF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정책 방향도 NDF를 없애는데 맞춰져 있지 않다. 선물환 포지션과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외환제도를 개편해 NDF 거래 중 일부가 실제 원화를 주고받는 실물 인수도 거래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원화 국제결제망을 구축하고 해외 투자자의 원화 자산 수요를 늘리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달 6일부터는 국내 외환시장도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국내외 시장 참가자가 시간 제약 없이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된 만큼 해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성이 높아지고, 원화 국제결제망 구축 등이 맞물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NDF 거래를 국내 현물환시장으로 흡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24시간 개장 이후 현물환 거래량이 다소 늘었다고 하더라도 시행 초기인 만큼 거래량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결제망 구축과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외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금융기관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 금융기관을 중간에 두고 원화 계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야간에 원화가 필요한데 유동성이 부족해 결제가 막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우선 국내 외국환은행이 보유한 원화 유동성을 해외 참가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할 경우 한국은행과 정부가 크레디트 라인(신용공여 한도)을 통해 추가 공급하는 2단계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정착하면 환율의 가격발견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이 닫힌 시간에 NDF가 해외 투자자의 원화 포지션 형성과 가격 신호를 상당 부분 담당했다면, 앞으로는 24시간 현물환시장과 원화 결제망을 통해 해외 투자자의 원화 수요가 국내 현물시장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 국제화가 곧바로 환율 변동성을 낮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외환시장 폭과 깊이가 커지면 특정 수급에 환율이 과도하게 흔들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국내 금융시장과 국제 금융시장의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충격이 발생했을 때 자금 유출입이 확대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위험도 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야간 모니터링과 대외 안전판 확충 등 리스크 관리 체계도 함께 추진된다.

    원화가 국제적으로 더 많이 거래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변화가 환율을 통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 파급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원화가 국제통화로 완전히 개방되더라도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화된 호주 달러 사례처럼 자국 경제 여건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지만, 금리 변화에 따른 환율 움직임과 그에 따른 물가 영향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국제화가 한꺼번에 전면 개방 방식으로 추진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화를 해외에서 무제한으로 차입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되면 대규모 원화 매도 등을 통한 시장 교란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외환시장 거래시간만 늘린다고 해서 역외 NDF 거래가 저절로 국내 현물환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투자자가 야간에도 유동성 부족이나 결제 차질 걱정 없이 원화를 실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인프라와 안전판을 완비해야 비로소 NDF 중심 거래 구조가 실물 인수도 시장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