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실증·후속 프로젝트 참여해 ‘K-나트륨SMR' 사업화 추진
HD현대, 원자로 주기기 연 2~3기 공급체계 구축 나서
투자·사업개발부터 제조·EPC까지 韓 기업 공급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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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SK수펙스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를 주축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가 투자와 프로젝트 개발·운영을 맡고 HD현대와 현대건설이 핵심 기자재 제조와 설계·조달·시공(EPC)에 참여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나트륨 사업에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각각 게이츠 회장을 만나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나트륨 원자로의 상용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SK이노베이션은 이날 추형욱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나트륨 SMR 사업 협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후 열린 만찬에는 최 회장과 게이츠 회장이 참석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 한미 원자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이번 합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건설 중인 '케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한다. 미국에서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한 뒤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 SMR'도 구체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 글로벌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국내 적용 방안을 단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SK와 테라파워의 관계는 지분 투자에서 시작됐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2023년 한국수력원자력까지 참여한 3자 협력을 시작했고, 이번 합의를 통해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까지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넓히게 됐다.정기선 회장은 나트륨 원자로의 '제조' 쪽에서 게이츠 회장과 협력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에서 게이츠 회장과 르베크 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만나 육상 원자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테라파워가 원자로 기술을 맡고 HD현대가 핵심 주기기를 제조하며 현대건설이 EPC를 담당하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테라파워와 공급 프레임워크 계약을 맺고 나트륨 원자로 격납계통(RES) 구성품의 우선제작사로 선정됐다. 3사는 향후 복수의 나트륨 원전에 대해 설계부터 제조와 공급망, 건설, 사업구조까지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HD현대는 향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설비에 대한 선제 투자도 추진한다. 2024년 테라파워로부터 첫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갈 원자로 용기를 수주한 데 이어 향후 후속호기까지 겨냥해 양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테라파워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나트륨 사업 참여 범위도 한층 넓어지게 됐다. SK가 자본 투자에서 프로젝트 개발·운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HD현대가 핵심 주기기 제조를, 현대건설이 EPC를 담당하면서 원전 사업의 주요 단계에 한국 기업들이 들어서는 방식이다.특히 나트륨의 첫 상용화 프로젝트가 실제 건설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케머러 1호기 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아 4월 본공사에 착수했다. 상업용 첨단원자로가 NRC로부터 건설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후속 물량도 가시화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올해 1월 메타와 미국 내 최대 8기의 나트륨 원전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초기 2기의 개발을 지원하고 최대 6기를 추가하는 구조로, 전체 발전 규모는 기저출력 기준 최대 2.8GW에 달한다. 첫 후속 원전은 이르면 2032년 공급될 예정이다.나트륨 원자로는 345MW급 SFR에 용융염 기반 에너지저장시스템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평상시 345MW의 전력을 공급하다 전력 수요가 집중되면 저장된 열을 활용해 출력을 최대 500MW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처럼 안정적인 기저전력과 급격한 수요 변화 대응이 동시에 필요한 시설을 겨냥할 수 있는 이유다.SK도 이를 그룹의 'AI 풀스택' 전략과 연결한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에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AI 산업에 필요한 전력까지 자체 밸류체인에 포함한다는 구상이다.HD현대는 급증하는 나트륨 원자로 발주에 대응하는 핵심 기자재 공급자로 자리 잡는 데 초점을 맞춘다. 테라파워는 첫 케머러 원전에 이어 메타와 최대 8기의 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나트륨 원전의 다호기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테라파워도 HD현대와 현대건설과의 협력을 '연속 생산(serial production)'을 위한 공급망 구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