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력·용수·규제에 생태계 구축까지 … 전공정 팹 입지 선정 신중AI 고객 메모리 주문 두 배로 급증 … "내년 공급 부족 가장 심각"5년 내 웨이퍼 생산능력 2배 확대 … LTA·MaaS로 증설 리스크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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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그룹 회장ⓒ뉴데일리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팹 건설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다만 미국의 높은 건설비와 전력·용수 비용, 복잡한 규제에 더해 수백 곳의 협력사가 참여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내년 공급 부족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최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팹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꺼이 할 의향은 있지만 적합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특히 미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후보지도 한달 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지 선정에서 단순히 부지와 전력, 용수 확보 여부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대형 메모리 팹 하나를 운영하려면 소재와 화학제품, 각종 장비·서비스를 공급하는 600~700개 기업이 필요하다며 “이 생태계를 함께 조성할 수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든 팹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투자 시점과 지역, 방식은 추가 검토와 계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첨단 패키징 시설을 건설하고 있지만 전공정 팹은 규모와 인프라 측면에서 훨씬 큰 투자가 필요하다.그럼에도 미국 내 전공정 생산기지를 검토하는 것은 AI발 메모리 공급 부족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내년이 메모리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물량은 올해보다 거의 두 배로 늘고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는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메모리 생산능력을 실제로 늘리는 데 4~5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장 주문이 몰린다고 생산라인을 바로 증설할 수 없는 만큼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현재 상황을 “모두가 메모리 칩을 원하는 전쟁과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메모리 가격 상승이 정보기술(IT) 제품 가격으로 전가되는 이른바 ‘칩플레이션’도 경계했다. PC와 스마트폰, 가전 뿐 아니라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반도체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칩 가격 상승이 완제품 가격과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해 향후 5년 안에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AI가 발전할수록 메모리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AI를 네살짜리 어린아이에 비유하며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저장해야 하는 것처럼 AI 역시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기존 메모리 산업의 수요 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기기의 판매량이 메모리 수요를 좌우했다면 AI 시대에는 한 명의 사용자가 여러 개의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동시에 활용하게 되면서 메모리 사용량 자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훨씬 긴 주기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는 한편 메모리와 관련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메모리(Memory as a Service)’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고객사와 팹 합작법인(JV)을 구성하는 방식까지 고려해 대규모 증설에 따른 위험을 분산한다는 전략이다.최 회장은 경쟁사와 비교한 SK하이닉스의 강점으로 조직문화를 들었다. 과거 10년 넘게 채권단 관리와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생존을 위해 쌓은 ‘헝그리 정신’과 구성원 간 팀워크가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그는 향후 10년간 필요한 메모리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약 5배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면서 메모리가 단순한 반도체 부품을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도 한국을 넘어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한 공급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