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북미 205개점 운영 … 미국법인 8년 연속 순이익 흑자현지 소비자 72% '코리안 베이커리' 인지 … K-ness 차별화 전략현지화도 '맛 변경' 대신 동일한 맛 구현·운영 표준화에 초점
  • ▲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이 현지에서의 베이커리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이 현지에서의 베이커리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ROI(Return on Investment)입니다. 결국 수익률이죠.”

    현지시간으로 지난 8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뚜레쥬르 라하브라점에서 만난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은 기존 가맹점주들이 추가 출점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미국 내 뚜레쥬르 205개 매장의 90% 이상은 가맹점이다. 특히 2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주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이미 매장을 운영해본 점주들이 추가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CJ푸드빌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국 법인의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으로 4년 만에 3.8배로 늘었다. 2018년부터는 8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내세우는 또 다른 경쟁력은 ‘K베이커리’라는 정체성이다. 미국 시장에 맞추기 위해 한국적인 색채를 희석하기보다 이를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안 법인장은 “미국에서도 ‘K-ness’는 하나의 차별적인 경쟁력”이라며 “이를 계속 강조하고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이 주요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K-ness란 한국적인 특성과 정체성, 감성 등을 뜻한다.

    이어 “현재 미국 시장에는 메인스트림의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아시안, 코리안-프렌치 베이커리에 대한 수용도와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 수용도가 이런 차별적 요소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뚜레쥬르의 고객층은 한국계나 아시아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라하브라 지역의 인구 구성은 라틴계가 약 60%, 백인이 25~30%, 아시아계가 10% 미만으로 뚜레쥬르 고객 역시 지역 인구 구성과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CJ푸드빌이 현지 소비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국계 미국인은 5명에 불과했지만, 뚜레쥬르를 경험한 소비자의 약 72%가 브랜드의 코리안 베이커리 정체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 ▲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내부ⓒ조현우 기자
    ▲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내부ⓒ조현우 기자
    안 법인장은 “저희가 과도하게 ‘우리는 한국 것’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아도 코리안 베이커리라는 것을 인지하는 비중이 약 72%였다”며 “지역별 인구 구성은 다르지만 매장을 방문하는 분들은 새로운 것들을 알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미국에서도 ‘코리안-프렌치 베이커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K-ness를 부각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뚜레쥬르 제품은 아시아계나 한국계 고객을 넘어 현지 주류 소비자층에서도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화의 방식도 일반적인 외식 브랜드와는 다르다. 미국인의 입맛에 맞춰 제품 자체의 맛을 바꾸는 방식이 아니다.

    안 법인장은 “베이커리는 밀가루만 조금 특성이 달라져도 빵의 맛이 굉장히 크게 바뀐다”며 “저희가 말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은 빵 맛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원재료와 소재를 가지고도 동일한 맛을 구현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현지화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영역은 매장 운영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환대’를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인 표준화 작업 역시 미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했다.

    이날 방문한 라하브라점은 이 같은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매장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라하브라점은 약 320.5㎡ 규모로, 뚜레쥬르가 한국에서 선보인 최신 ‘SI 4.0’ 매장 모델을 미국에서 처음 적용했다.

    안 법인장은 “한국에서 보던 것을 거의 그대로 미국에 도입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이곳에 와서 ‘이렇게 운영하는구나’라고 볼 수 있는 스탠더드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경계는 빠르게 희미해지고 있다. 꽈배기와 소금빵 등 한국에서 익숙한 제품들이 현지에서도 판매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아그작 케이크’ 시리즈 역시 이날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미국에서 뚜레쥬르의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제품은 케이크다.

    안 법인장은 “코스트코에서 케이크를 사면 대부분 양산화된 버터케이크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며 “버터케이크와 생크림 케이크는 맛의 특징이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분들의 표현으로는 ‘클라우디(Cloudy)하다’고 하는데, 저희 제품이 조금 더 프리미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실제로 고객들이 일반 그로서리에서 판매하는 양산 케이크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안승준 법인장이 K베이커리의 플레이버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AI수정
    ▲ 안승준 법인장이 K베이커리의 플레이버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AI수정
    가격 프리미엄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신선도다. 매일 굽고 매일 제공하는 ‘당일 생산·당일 서브’ 방식을 통해 그로서리에서 판매되는 양산 제품과 차별화하고 있다.

    안 법인장은 “저희는 매일매일 굽고 매일매일 제공하는 당일 생산·당일 서브의 개념”이라며 “매장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을 고객들이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의 다양성도 차별점이다. 미국에도 파네라나 코너 베이커리 등 베이커리를 기반으로 한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뚜레쥬르는 K베이커리 특유의 섬세함과 다양한 맛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안 법인장은 “K베이커리의 섬세함과 플레이버가 굉장히 다양하고 창의적인 부분이 현지에서는 저희를 차별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빵을 구매하는 방식도 다르다. 미국의 로컬 베이커리 상당수는 진열대 뒤에 놓인 제품을 주문해 직원에게 받는 방식인 반면 뚜레쥬르는 한국처럼 소비자가 매장을 둘러보며 원하는 빵을 직접 골라 담는다.

    안 법인장은 “고객들이 직접 쇼핑하듯 하나씩 집어서 가져가는 운영 구조가 굉장히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며 “이런 오퍼레이션의 차별성과 제품의 차별성이 저희에게는 경쟁 요소이고 고객들에게는 차별적인 경험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