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미 1993조, 2분기 금융권 대출만 21.1조 증가주담대 14조·기타대출 7.1조↑ … 집값·빚투에 동시 팽창GDP 대비 비율은 88.6%로 하락, 반도체發 명목성장 '착시'기준금리 2.75%로 상승 전환 … 연체율·취약차주 부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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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이 경제의 몸집을 키우는 사이 가계빚도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GDP 대비 부채비율은 낮아졌지만 빚의 절대 규모는 커진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금융안정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발표되는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말 이미 역대 최대인 1993조 1000억원을 기록해 2000조원까지 6조 9000억원만 남겨뒀다. 가계신용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은 1865조 8000억원, 카드 결제 등 판매신용은 127조 3000억원이었다.2분기 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금융위원회 집계상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3조 5000억원, 5월 9조 3000억원, 6월 8조3000억원 늘었다. 석 달 증가액만 21조 1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14조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7조 1000억원 불어났다. 주택 거래와 집단대출 실행에 증시 상승을 좇는 '빚투' 수요까지 겹친 결과다.겉으로 보이는 건전성 지표는 이와 반대로 움직였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올해는 반도체 수출과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명목 GDP가 빠르게 늘면서 이 비율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68.1%, 일본 61.1%, 영국 73.6%, 프랑스 59.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비율 하락만으로 가계의 상환 능력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명목성장이 분모인 GDP를 빠르게 키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부채비율은 낮아졌지만 가계가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2분기에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동시에 증가하며 부채의 저변이 넓어졌다.여기에 금리 방향까지 바뀌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리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사이클을 다시 시작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000조원에 달하는 부채가 누적된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면 변동금리 차주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부터 원리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부실 지표도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국내 은행의 5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67%로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상승해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도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지만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의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불안지수(FSI) 역시 6월 16.9로 '주의' 단계인 12를 웃돌았다.성장률 개선이 금융안정 위험까지 낮춰주는 국면은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3.0%로 높여 잡고 KDI와 한은의 전망 상향도 예상되지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과 자산시장 회복 과정에서 가계 레버리지가 다시 확대되면 금리 인상의 충격은 취약차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금융권에서는 명목 GDP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비율 하락만으로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2000조원대 가계빚을 안고 금리 상승기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 금융안정의 관건은 대출 증가 규모보다 연체율과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