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총량 1.5%→3%·30조 확대 … 전세대출은 다시 제한하반기 입주 7만가구·26조 … 은행권 "단지별 잔금 한도 정해달라"예외 판단부터 전산 개편까지 은행 몫, 대책 바뀔 때마다 창구 혼선19일 금융사별 총량 재배분 논의 … 늘어난 30조 실제 배분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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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출 총량의 숨통을 틔웠지만 은행 창구의 셈법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전세대출은 제한하고 잔금대출은 따로 관리하면서 예외 판단까지 은행에 넘겨,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규제 보완이 금융회사의 해석과 민원 부담을 키우고 있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3일 부동산 금융대책을 발표한 이후 주요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높여 약 30조원의 추가 여력을 확보했지만 실제 차주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대출 종류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이다.전체 총량은 늘었지만 공급 방향은 갈린다. 금융당국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신규 주택 공급과 연계된 자금은 별도로 관리하는 반면, 투기적 목적으로 판단되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은 제한하기로 했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임대하고 본인이나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한 적이 없는 1주택자가 대상이다. 잠재적 규모는 약 6만건, 9조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현장에서는 '투기적 목적'과 '불가피한 사유'를 가르는 일부터 숙제가 됐다. 정부는 직장이나 가족 사정 등 불가피성이 인정되면 일부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일률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은행 여신심사 과정에서 판단하도록 했다. 판단이 어려운 사례는 당국의 유권해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주택대출인데 왜 잔금대출은 되고 전세대출은 안 되느냐는 문의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적용 대상과 예외가 달라져 창구에서도 세부 기준을 다시 확인해 안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잔금대출은 셈법이 더 복잡하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하반기 입주 물량은 약 7만가구, 26조원 규모다. 매교역 팰루시드 2178가구와 디에이치방배 3064가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2451가구 등 대형 단지가 잇따라 입주한다. 최근 팰루시드에는 당국 요청으로 5대 은행이 총 5000억원의 잔금대출을 추가 배정했다.은행권은 지난 14일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주요 입주 단지별 대출 가능 규모를 당국이 사전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특정 은행이 집단대출을 먼저 대규모로 취급하면 총량을 빠르게 소진하고, 이를 의식해 서로 공급을 미루면 입주 예정자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당국은 단지별 한도 제시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목표가 조정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 적시에,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추가된 30조원으로 집단대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경우 총량을 추가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다만, 총량 확대가 모든 차주의 대출 여력을 같은 폭으로 늘리는 것은 아니다. 추가분의 상당 부분이 집단대출 등 실수요 자금에 우선 배정될 예정이고 금융회사마다 기존 취급 실적과 페널티도 다르다. 구축 아파트 매매나 갈아타기 등 일반 주담대에 얼마나 돌아갈지는 은행별 총량이 확정돼야 가늠할 수 있다. '30조원 확대'라는 숫자와 개별 차주가 실제 체감하는 대출 여력 사이에는 간극이 남아 있는 셈이다.대책이 바뀔 때마다 은행이 손봐야 하는 것은 대출 한도만이 아니다. 주택 보유 여부와 지역, 실거주 이력, 대출 목적에 새로운 예외 기준까지 추가되면 심사·한도 산출 시스템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업무 지침을 고치고 전산 로직을 개발·테스트한 뒤 영업점에 적용하는 작업이 뒤따른다. 정책 발표와 시행 간격이 짧을수록 전산과 창구가 새 기준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잦은 기준 변경에 고객 문의와 재안내까지 반복되면서 대출 담당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결국 총량을 늘리는 동시에 대출별 규제와 예외를 세분화하는 방식은 은행의 역할도 복잡하게 만든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일반 주담대와 전세대출, 집단대출을 각각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면서 개별 차주의 예외 사유까지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를 정교하게 선별하려는 정책일수록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은행의 판단에 의존하는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금융당국은 19일 금융권과 금융회사별 총량 목표 조정을 본격 논의한다. 기존 취급 실적과 페널티 등을 반영해 3%로 늘어난 한도를 회사별로 다시 배분하고 집단대출의 구체적인 관리 방식도 협의할 예정이다. 추가된 30조원이 은행별·대출별로 어떻게 나뉠지가 이번 대책의 실제 공급 효과를 가를 전망이다.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실수요 대출을 공급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규제 대상과 예외가 계속 세분화되면 은행도 대출 포트폴리오와 한도를 수시로 다시 조정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별 총량과 집단대출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해 은행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