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AI 활용 초기단계. "모호하다" 반응도방산업계, 유무인 무기체계에 AI 접목 시도항공업계, 안전 및 비용절감 위주 활용택배업계는 '피지컬 AI' 관심 높아지고 있어
-
- ▲ 휴마노이드 로봇이 활용되는 모습, ⓒChat GPT로 생성
기업들에게 AI(인공지능)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 거대한 AI 흐름에 뒤처지게 될 경우 존폐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AI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AI를 사업에 접목한다고 해서 수익이 발생할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AI 도입 초기 단계인 시점에서 기업들의 행보를 살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국내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한국의 AI 도입률은 30.7%로 18위에 올랐다.지난해 상반기 25.9%로 25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AI 도입률의 증가 속도가 빠르지만 UAE(64.0%), 싱가포르(60.9%) 등에 비해서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A사 관계자는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에는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활용을 하고 수익을 창출할 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는 모호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B사 관계자도 “AI가 중요한 건 다들 알고 있다”면서 “마땅히 적용할 부분이 보이지 않아 아직은 AI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업종이나 경영환경에 따라 AI에 대한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우선 방산업체들은 유무인 무기체계에 AI를 접목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하는 추세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투자전략 방안에서 국방 AI에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항공과 지상 유무인 무기에 AI를 도입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전력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한화시스템은 최근 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대(對) 기뢰전을 시연했다. AI 기반 자동기뢰탐지체계(AMDS)는 AI 기반 분석으로 지점을 식별하면 무인수상정과 소해함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현대로템도 미국 기업 안두릴과 AI 기반 유무인 복합 지휘통제체계 구축에 협력하고 있으며 자체 AI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향후 AI 기술을 다목적무인차량인 HR-셰르파, 다족보행로봇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LIG D&A는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계기로 AI 기반 군집 드론, 무인수상정 등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KAI(한국항공우주)도 AI 파일럿을 기반으로 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KF-21이나 무인전투기, 유무인 전투체계 등에 연결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
- ▲ ADEX 2025에서 소개된 KAI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 ⓒKAI
방산업체들이 AI를 접목하는 요인으로는 기존 무기 생산에서 벗어나 방산의 첨단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또한 AI를 통해 전장을 분석하고 지휘를 내리는 AI 기반 통합지휘체계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다만 AI 관련 투자는 현재 초기 단계이며, 방산이라는 분야 특성상 군사 보안으로 인해 활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항공업계에서는 안전과 비용절감 위주로 AI 활용이 진행 중이다.대한항공은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이상징후를 찾아내는 예지정비 시스템에 운영하고 있다.3년전 70% 수준이었던 고장신호 예측률은 최근 85% 수준까지 향상됐다. 지난해에는 AI 예지정비를 통해 결항 1건, 회항 12건, 지연 110건을 이 방식으로 방지했다. AI 예지정비로 절감되는 비용은 매년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그 외에 이스타항공은 최근 AI로 난기류를 위험 구간과 시점 등을 예측하는 ‘터뷸런스 맵’을 구축했다. 기존 외부 기상 정보 시스템은 항로별 난기류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터뷸런스 맵은 좌석벨트 착용을 안내하거나 기내 서비스를 중단하게 해 선제적인 안전 조치가 가능하다.택배업계에서는 ‘피지컬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투입시켰다.앞서 지난해 9월부터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테스트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작업자의 동작 데이터를 학습해 컨베이어 상황에 따라 박스를 인식하고 완충재를 채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현대글로비스도 올해 초 피지컬 AI 기반인 ‘아틀라스’ 비구동 모델을 국내에 첫 공개했다. 이규복 대표가 평소 아틀라스 등 피지컬 AI에 대한 언급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물류 현장에서 아틀라스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한편, 기업들의 AI 도입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며, 앞으로 넘어서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LG CNS가 올해 2월 발표한 내용을 보면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AI 도입이 이뤄지고 있지만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수익성(ROI) ▲안정성(보안·통제) ▲연결성(데이터·속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AI 도입 성공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정교한 운영 설계와 성과 관리 체계에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업계 관계자는 “AI가 대세로 떠오른 시점에서 현재는 기업들이 기반을 다지고 있는 단계”라면서 “언젠가는 수익화로 연결해야 하며, 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