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기감사서 비용관리 허점 드러나 최근 5년 외화채권 47.7조 발행, IB 수수료 1424억 지급2010년부터 30bp 일률 적용 … 2023년엔 가격 경쟁마저 배제국내 1위·아시아 2위 발행자 협상력에도 최대 301억 절감 여력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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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최대 외화채권 발행자로 막강한 협상력을 갖고도 15년째 주간사 수수료율을 30bp로 고정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않은 데 이어 가격 경쟁까지 없애면서 최대 301억원을 아낄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18일 감사원이 공개한 수출입은행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5년간 47조 7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하고 주간사 투자은행(IB)에 1424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감사원은 자금조달을 비롯해 여신심사와 금융지원, 사후관리 등 4개 영역을 점검해 총 7개 지적사항을 확인했다.감사의 초점은 외화채권 발행 과정에서 굳어진 수수료 관행에 맞춰졌다. 수은은 2010년부터 발행액의 30bp(1bp=0.01%포인트)를 주간사 수수료로 일률 적용했다. 채권 만기나 발행 여건이 달라져도 요율을 조정하지 않는 구조였다. 2023년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주간사 선정 평가에서 수수료율 항목을 아예 삭제했다.시장 관행과는 차이가 컸다. 감사원이 수은과 신용등급이 비슷하거나 더 낮은 36개 발행자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만기가 짧거나 발행자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수수료율도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를 수은에 적용하면 최근 5년간 줄일 수 있었던 비용은 85억~301억원으로 추산됐다.특히 수은의 시장 지위를 감안하면 비용 협상 여지는 적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수은은 채권 발행 규모가 국내 1위이자 아시아 2위인 데다 신용도가 높은 SSA급 발행자다. 대규모 물량과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주간사와 조건을 조정할 여력이 있었지만 수수료 체계에는 이런 이점이 반영되지 않았다.감사에서는 여신 관리의 허점도 함께 확인됐다. 수은은 자체 부담해야 할 교육세를 차주에게 부담시켜 총 77억 8000만원을 과다 징수했다.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낮아진 차주의 신용등급을 명확한 근거 없이 다시 높여 손실을 늘린 사례도 지적됐다.내부 책임을 따지는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담당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부책 심의' 처리가 지연됐고 삭제해야 할 면책 규정도 계속 유지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수은에 모두 10건의 주의 요구 및 통보 조치를 내렸다.감사원은 "수은은 SSA급 발행자로서 채권 신용도가 높아 충분한 협상력을 보유했다"며 "주요 발행자로서 협상력과 변동하는 발행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수수료를 산정하고 경쟁을 통해 수수료를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