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제조업계에게 여전히 높은 AI 문턱 … 투자 부담 높아제조업, ERP-MES-DB의 통합 쉽지 않아 AI 도입률 저조제조업일수록, 중소기업일수록, 지방일수록 AI에서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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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tGPT
    기업들에게 AI(인공지능)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 거대한 AI 흐름에 뒤처지게 될 경우 존폐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AI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AI를 사업에 접목한다고 해서 수익이 발생할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AI 도입 초기 단계인 시점에서 기업들의 행보를 살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AI는 고사하고 디지털전환(DX)도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견 제조사 관계자의 말이다. 세상이 AI로 떠들썩하지만 대부분 제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AI 도입을 위해서는 내부 문서 등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인데, 이조차도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서 AI의 도입과 활용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대기업이 있다. 중소기업이나 제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AI의 문턱이 높다. 

    기업의 AI 도입에 대한 단초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내놓은 ‘산업인프라 및 AI 활용방안 조사’ 보고서에서 엿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85개 기업 중 37.1%가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별로는 대기업이 65.1% 도입한 반면 중소기업은 35.6%, 중견기업은 31.2%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도 AI 도입률은 서비스업이 48.04%인데 반해 제조업은 31.97%에 그쳤다.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기술 인력 부족과 초기 투자비용 부담 등이 꼽혔다. 실제 AI 도입은 AI 솔루션 이용료를 비롯해 토큰 비용, 클라우드 비용, AI 전문인력 채용 등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AI 자체보다 AI를 기업 시스템에 붙이는 비용이 더 큰 문제다. 제조사의 경우 기존 시스템을 AI에 통합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제조실행시스템(MES), 생산설비와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야 하는데, 각기 다른 데이터 형식과 시스템, 제조사별 다른 프로토콜을 잇기가 쉽지 않다.

    이런 한계는 비수도권일수록, 중소기업일수록 더 두드러진다. 통계청의 ‘기업활동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AI 활용률은 대기업이 13.5%인 반면 중소기업은 4.5%에 그쳤고 수도권 중소기업이 6.1%인 반면 비수도권 중소기업은 1.8%에 그쳤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전사적인 AI 도입을 위해서는 DX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며 “AI 전환 이후 발생하는 토큰 비용까지 고려해야하는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당장 운영비를 걱정하는 상황에 AI 전환(AX)을 선택지에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AI를 도입했다는 기업도 임직원에게 AI 서비스 구독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기초적인 활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SDS가 지난 5월 AI 의사결정 관여자 670명을 설문조사한 ‘국내 기업의 Gen AI 도입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0%가, 공정제조·건설 등의 39%가 구독료 지원을 통한 AI 도입을 했다.

    이는 가장 ‘가볍고 빠른’ 진입 경로다. 구독료 지원을 선택한 회사의 45%가 ‘신속한 도입과 사용을 위해’라고 답했다. IT 부서 외에 부서에서 가장 많이 AI를 활용하는 방법은 문서 작성과 번역, 요약(37%)으로 집계됐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AI가 좋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AI로 무엇이 얼마나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을 고려하면 대다수의 제조사는 ‘지금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