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자체금융 822건 중 256건(6조1205억원) 자체대출로 취급공급망기금 연 10조원 목표에도 실적 전망 7조원 … 승인액 대비 집행률 72%기업은 최대 0.50%p 더 부담, 이자 최대 121억원 절감 기회 놓쳐감사원, '자체금융 우선' 제동 … 수은에 공급망기금 우선 취급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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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 10조원 공급을 목표로 저리의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이 기금으로도 지원할 수 있었던 6조원대 기업대출을 자체금융으로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대출 감소를 우려해 수은금융을 우선하면서 기업들이 최대 121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19일 감사원의 수출입은행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수은 자체금융으로 취급한 대출은 822건이다. 이 가운데 256건, 승인액 기준 6조 1205억원은 경제안보품목 등에 해당해 공급망기금으로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공급망기금은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반도체·이차전지와 핵심 원자재 등 경제안보 분야의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2024년 9월 출범한 뒤 정부는 2025년부터 3년간 매년 10조원씩 총 30조원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가 기금채 원리금 상환을 보증해 조달비용이 낮고, 수은 자체금융에 붙는 교육세 등 법적비용과 자본비용도 적용되지 않는다.두 자금의 이해관계가 갈린 지점은 수은 내부 운영기준이다. 2024년 11월 마련한 역할분담 가이드라인은 수은금융의 '고객기반 유지'와 공급망기금의 '수은금융 구축효과 최소화'를 이유로 기존 고객의 재대출과 해외차주, 공기업 여신 등을 자체금융으로 우선 검토하도록 했다. 실제 기금 취급이 가능했던 256건 가운데 기존 고객 재대출은 221건으로 건수 기준 86%를 차지했고, 승인액은 5조 860억원이었다.기업이 부담하는 금리에도 차이가 났다. 감사원이 대기업 원화대출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공급망기금 금리는 자체금융보다 0.42~0.50%포인트 낮았다. 자체금융에는 업무원가와 기본마진, 교육세, 자본비용 등이 반영되는 반면 기금에는 일부 비용이 붙지 않는다. 256건을 기금으로 취급했다면 기업들이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아낄 수 있었던 이자는 최소 101억원에서 최대 121억원으로 추산됐다.저리기금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사이 공급 실적도 목표를 밑돌았다. 수은 내부 자료상 2025년 공급계획은 10조원이었지만 실적 전망치는 7조원에 그쳤고, 같은 해 8월 말 승인액 대비 집행률도 72%였다. 자체금융과 기금의 금리 차이는 기존 0.40~0.50%포인트에서 일부 프로그램 적용 시 최대 1.50%포인트 안팎까지 벌어져 수은 내부에서도 두 자금 간 경합과 실적 부담이 영업상 애로로 지적됐다.기금으로 연결하는 내부 정보공유도 원활하지 않았다. 2025년 한 해 자체금융 여신부서가 공급망기금 부서에 공유한 신규 대출 상담은 24건에 불과했다. 경제안보품목은 비밀로 관리돼 일선 담당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데도 기금 지원 대상 여부를 가려 상담내역을 넘기는 과정은 사실상 여신 담당자의 판단에 의존했다.감사원은 이 같은 운영방식이 공급망기금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제안보품목과 관련해 두 자금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면 공급망기금을 우선 취급할 수 있도록 정보공유와 관련 규정을 개정·보완하라고 수은에 통보했다. 수은도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1년여간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기금은 기업의 조달비용을 낮추면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운용기관의 기존 고객이나 자체 여신 실적을 유지하려는 유인이 자금 선택에 영향을 미치면 기업 입장에서는 더 싼 정책금융을 이용할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