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5.33% 돌파 … 주요국 장기금리도 동반 급등나스닥, 국내 반도체주 직격탄 … 위험자산 투심 위축재정·물가 불안 복합 작용, 채권으로 금융시장 시선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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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장기금리도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채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장기금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5.3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4.7%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미국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겹치면서 장기물 중심 매도세가 강해졌다.

    ◆ 글로벌 장기금리 동반 급등 … 뉴욕증시 이어 국내 증시까지 충격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서 장기금리가 뛰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 금리도 각각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주요국 장기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이번 움직임이 개별 국가 통화정책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 재가격화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기금리 급등은 주식시장에는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하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22%, S&P500지수가 0.69%, 나스닥지수가 1.33% 각각 하락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나스닥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미국 증시의 충격은 국내 증시로 전이됐다. 19일 코스피는 장 초반 주요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9%대 하락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한국 증시에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 부담이 두 겹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미 국채 금리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유인도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 역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 수급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국내 채권시장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국고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와 기업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채와 회사채 등 시장금리 기준 역할을 하는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가계의 대출금리에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재정·물가·국채 공급 '삼중 압박' … 장기금리 추가 상승 경계

    장기금리 상승 배경에는 기준금리 전망뿐 아니라 재정 부담과 국채 공급 확대, 물가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국채 발행 부담에 중동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시장의 관심도 환율에서 국채금리로 옮겨가고 있다. 환율이 외국인 자금 흐름과 수입물가 등에 영향을 준다면 국채금리는 주식 밸류에이션과 기업 조달금리, 가계 대출금리 등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을 금융위기나 자금경색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장기금리 상승이 지속되더라도 단기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고갈되거나 신용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단계까지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국제유가와 물가 흐름, 미국 재정정책과 국채 발행 규모,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가 장기금리 추가 상승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기준금리 자체보다 장기금리가 통제되지 않은 채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장기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 밸류에이션 조정과 외국인 자금 이동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