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율 1.5→3.0%, 금융권 30조·5대 은행 7.5조 여력농협, 두 달 반 만에 변동형 주담대 재개 … 은행권 규제 완화 첫 신호MCI·MCG 등 개인별 한도 규제 유지 … 상품 열어도 대출액은 ‘제자리’당국 추가 한도 배분 협의 … 집단대출·실수요 우선, 은행별 차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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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을 만들자 두 달 넘게 주담대를 막았던 은행에서도 규제 완화가 시작됐다. 다만 은행들은 상품 취급부터 정상화하면서 개인별 한도 규제는 유지할 방침이어서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대출 문턱이 얼마나 낮아질지는 미지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20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인 'NH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재개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 6월 1일 신규 취급을 중단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정부가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인 이후 나온 첫 은행권 규제 완화 움직임이다.

    금융당국도 이날 5대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 여신 담당자들과 실무회의를 열어 추가 한도 배분 논의에 들어갔다. 총량 목표 상향으로 금융권 전체에는 약 30조원, 5대 은행에는 7조 5000억원 안팎의 추가 여력이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4조 3363억원이었지만 7월 말 증가액은 6조 3821억원으로 이를 넘어선 상태다.

    농협은행의 주담대 재개가 곧 대출 규제의 전면적인 정상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농협은행은 일반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대출도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은 1억원 또는 연소득의 절반으로 묶여 있다. 닫았던 상품 판매 창구는 다시 열되 한 차주에게 공급되는 금액은 계속 통제하는 방식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일반 주담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주요 은행들도 MCI·MCG 제한과 영업점·대출모집인별 취급 한도 등을 활용해 공급량을 조절해왔다. 추가 총량을 받더라도 개인별 한도부터 일시에 되돌리기보다는 모집인 등 대출 채널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은행들이 개인 한도를 묶어두는 데는 추가로 생긴 여력의 사용처가 정해져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개별 금융회사 총량에서 분리해 관리하고 청년층 등 실수요 지원에 자금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일반 주담대까지 동시에 확대하면 연말 전에 한도가 다시 소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별 사정도 제각각이다. 당국은 상반기 총량관리 실적과 집단대출 승인 현황 등을 반영해 추가 한도를 차등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기존 증가율 목표가 0.6~0.7% 수준이었던 만큼 조정 이후에도 은행마다 실제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은 달라질 전망이다. 추가 목표치는 실무 협의를 거쳐 2~3주 안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30조원의 추가 여력이 생기더라도 개인별 대출 규제가 한꺼번에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대출과 정책성 자금을 우선 공급한 뒤 은행별 잔여 한도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살펴 MCI·MCG 제한 등 자체 규제를 순차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총량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대출 규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우선 실수요 대출을 공급하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지켜본 뒤 추가 완화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