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4개월 연속 상승 … 5대銀 5년 주기형 주담대 상단 7.53%美 30년물 국채금리 19년 만에 최고…모기지 6.69%→6.75% 상승
  • ▲ ⓒ연하뉴스
    ▲ ⓒ연하뉴스
    국내 가계빚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글로벌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 대출금리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이미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넉 달 연속 상승한 데 이어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 상단도 7%를 넘어섰다.

    가계가 짊어진 부채의 '양'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높아질 경우 소비와 내수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이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증가폭도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가계빚이 급증했던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3000억원으로 석 달 사이 24조9000억원 늘었다. 주택관련대출이 12조2000억원 증가한 가운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금담보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도 12조8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 증가폭이 주택관련대출을 넘어선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자금 수요뿐 아니라 주식 투자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전반이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가계빚 2000조 돌파 … 석 달 새 25.9조 급증

    문제는 가계부채가 빠르게 불어난 시점에 은행 대출금리도 이미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전월(3.05%)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오르면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과 은행채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은행의 조달비용이 커져 코픽스가 오르면 이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금리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이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각각 0.13%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38~5.78%, 우리은행은 연 4.69~5.89%로 상단이 6%에 근접했다.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주담대 금리의 상승폭은 더욱 가파르다. 5대 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달 초 6.05%에서 이날 7.53%까지 높아졌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상단이 1.48%포인트 뛰면서 주담대 최고금리가 8%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단순 이자만 따져도 부담은 상당하다. 2억원을 연 7.53% 금리로 빌릴 경우 연간 이자는 약 1506만원으로 월평균 약 126만원 수준이다. 금리가 8%까지 오르면 연간 이자는 1600만원, 월평균 약 133만원에 달한다. 실제 월 상환액은 대출 만기와 원리금 상환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변동형과 주기형 모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변동형은 예·적금과 은행채 등 은행의 조달비용을 반영하는 코픽스 상승의 영향을 받고, 주기형은 금융채 등 시장금리 움직임에 민감하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장기 국채금리까지 뛰면서 어느 쪽도 금리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 ▲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택 매물 간판ⓒ연합뉴스.
    ▲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택 매물 간판ⓒ연합뉴스.
    ◆ 美 국채금리 충격 대출시장으로 … 모기지 6.75%로 상승

    미국에서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가계의 실제 차입비용으로 전이되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8일(현지시간) 장중 5.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해졌다.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소비자들의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6.69%에서 18일 6.75%로 상승했다.

    미국의 15년 및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는 장기 국채금리와 밀접하게 움직이는 만큼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주택 구매자의 차입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대출과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 등 다른 소비자금융 금리에도 직·간접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미 신차 대출 평균 연이율이 7% 안팎, 중고차는 10%를 웃도는 상황이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를 추가로 올리면서 가계의 월 상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시장금리와 은행 조달비용을 통해 가계대출 금리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가계부채가 2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택관련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까지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노출되는 부채 규모 자체가 커진 상태다.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변동금리 차주도 안심하기 어렵다. 코픽스 상승세가 지속되면 금리 재산정 주기가 돌아오는 기존 차주들의 대출금리와 원리금 상환 부담도 순차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