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조 팔고 유가 올랐는데 … 환율은 10개월 반만 1300원대법인세 중간예납 46조 전망 … 원화 조달 위한 달러 매도 기대↑
  • ▲ 19일 장중 130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있다.ⓒ연합뉴스
    ▲ 19일 장중 130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약 10개월 반 만에 1300원대로 내려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후퇴에 따른 달러 약세에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겹친 영향이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2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고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는 등 원화 약세 재료가 쏟아졌는데도 환율은 오히려 1400원 선을 뚫고 내려갔다. 시장의 달러 매도 압력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낮 12시2분께 1399.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0월2일 이후 약 10개월 반 만에 처음으로 14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통상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원화 자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날에는 대규모 외국인 매도에도 환율이 두 자릿수 하락하며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진 가운데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유입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과거 월말에 집중됐던 달러 매도가 최근 수시로 이뤄지면서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이달 말 법인세 중간예납도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8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가 약 4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통상 10조~17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세금 납부를 위한 원화 조달 수요도 커질 수 있다.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경우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매도 물량이 공급된다.

    46조원 전체가 달러 환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대규모 네고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환율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1300원대 안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단기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저가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