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백도 넉넉히 올린 복숭아 타르트 … 얇고 바삭한 셸도 인상적피스타치오 고소함은 선명 … 체리 향과 단단한 다쿠아즈는 아쉬워꿀·바닐라 무스에 레몬 젤리까지 … 식감 다채롭지만 단맛은 묵직
  • ▲ 롯데호텔 서울이 선보이는 요로이즈카 토시히코 파티시에 팝업스토어의 디저트·베이커리 메뉴. ⓒ롯데호텔 서울
    ▲ 롯데호텔 서울이 선보이는 요로이즈카 토시히코 파티시에 팝업스토어의 디저트·베이커리 메뉴. ⓒ롯데호텔 서울
    어릴 적 요리책을 펼치면 늘 빵과 케이크 부분부터 찾고 부쉬 드 노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좋아하는 만큼 제대로 알고 싶어 기자 생활 중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카무라아카데미 제과과정을 수료했으며 동경제과학교 연수 등 여러 제과 수업도 찾아다녔습니다. 제과 전공자나 현업 파티시에는 아니지만 빵빵한리뷰를 통해 직접 만들어보고 맛본 소비자의 시선으로 빵과 디저트의 재료와 구성, 맛과 식감을 살펴봅니다.[편집자주]

    첫 번째 빵빵한리뷰에서는 일본의 스타 파티시에 요로이즈카 토시히코가 롯데호텔 서울과 협업해 선보인 디저트 가운데 복숭아 타르트(1만원), 체리 피스타치오 몽블랑(9000원), 바닐라 무스 허니 타르트(9000원) 등 3종을 맛봤다.
  • ▲ 복숭아 타르트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복숭아 타르트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바닐라는 뒤로, 복숭아는 앞으로

    복숭아 타르트는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과 제철 복숭아인 황도와 백도를 타르트 위에 올린 제품이다. 잘라보기 전에는 큼직하게 올라간 복숭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단면을 보고 더 놀란 것은 바닐라빈 씨였다. 크림 전체에 검은 씨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 바닐라빈 씨를 이렇게 많이 넣었다고? 싶었다. 가격이 비싼 재료라는 걸 알고 있어서인지 아낌없이 넣었다는 인상이 더 강하게 남았다.

    포크를 대자 타르트지(크림과 과일을 담는 바삭한 타르트 바닥)가 얇게 부서졌다. 복숭아와 크림의 수분이 닿았는데도 눅눅하지 않았다. 모든 층을 한입에 먹으니 복숭아뿐 아니라 구운 타르트지의 고소한 맛도 생각보다 또렷했다.

    바닐라빈 씨가 가득했지만 맛의 중심은 바닐라보다 복숭아였다. 황도와 백도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과육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특히 가운데 들어간 복숭아의 진한 단맛이 크림의 묵직함을 끊어줬다. 바닐라 크림은 향을 앞세우기보다 복숭아와 타르트지를 부드럽게 이어줬다.
  • ▲ 체리 피스타치오 몽블랑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체리 피스타치오 몽블랑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에 가려진 체리

    체리 피스타치오 몽블랑은 다쿠아즈(아몬드가루와 머랭으로 만든 구움 반죽) 위에 샹티 크림(생크림에 설탕을 넣어 부드럽게 휘핑한 크림)과 체리 젤리, 생체리, 체리 쿨리(체리를 갈아 만든 과일 소스)를 쌓고 피스타치오 무슬린 크림(커스터드 크림에 버터와 피스타치오를 섞은 크림)으로 감싼 제품이다.

    첫입에서는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이 먼저 올라왔다. 샹티 크림과 피스타치오 크림이 함께 녹으면서 부드럽게 퍼졌고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가 씹힐 때마다 고소한 맛이 더해졌다. 피스타치오 알갱이가 함께 씹히는 부분이 특히 맛있었다.

    다쿠아즈는 조금 아쉬웠다. 포크로 자르자 크림과 바닥이 한꺼번에 잘리지 않고 따로 떨어졌다. 부드러운 크림 사이에 단단한 식감이 들어가니 대비는 생겼지만 바삭하다기보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체리는 몇 번 씹은 뒤 마지막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산미가 피스타치오 크림의 느끼함을 정리해주는 점은 좋았다. 다만 체리 피스타치오 몽블랑이라는 이름을 보고 기대했던 것만큼 체리 향이 선명하지는 않았다. 피스타치오 역시 향이 강하게 퍼지기보다는 고소한 맛이 앞섰다. 
  • ▲ 바닐라 무스 허니 타르트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바닐라 무스 허니 타르트 전체·단면 ⓒ김보라 기자
    ◇ 꿀은 오래 남고 레몬은 또렷했다

    바닐라 무스 허니 타르트는 겉모습부터 세 제품 중 구성이 가장 복잡해 보였다. 둥근 무스와 사각형 타르트가 겹쳐 있고 위에는 레몬 콩피(레몬을 설탕에 조려 향과 맛을 응축한 것)를 올렸다.

    반으로 가르자 바닐라·꿀 무스 안에 레몬 젤리와 제누아즈(달걀 거품으로 부풀린 부드러운 스펀지케이크)가 나타났다. 아래쪽 타르트에는 아몬드 크림이 채워져 있었다. 층마다 색과 질감이 달라 눈으로 보는 재미가 가장 컸다.

    한입 먹자 꿀 향이 가장 먼저 느껴졌다. 삼킨 뒤에도 입안에 오래 맴돌았다. 이어 바닐라가 부드럽게 올라왔고 마지막에는 화이트 초콜릿의 은은한 단맛이 남았다.

    식감도 계속 바뀌었다. 무스는 부드럽게 녹고 레몬 젤리는 쫀득하게 씹혔다. 제누아즈를 지나 타르트지에 닿으면 다시 바삭해졌다. 여러 층을 한입에 먹을 때 이 제품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났다.

    레몬에서는 치즈케이크와 비슷한 산미가 느껴졌다. 처음에는 묵직한 무스와 타르트 사이를 산뜻하게 끊어줘 좋았다. 그런데 계속 먹다 보니 레몬만 살짝 도드라지는 순간도 있었다. 레몬이 없어도 꿀과 바닐라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레몬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꿀과 바닐라, 화이트 초콜릿, 아몬드 크림이 모두 달고 묵직해 레몬까지 빠졌다면 훨씬 무겁게 느껴졌을 것 같다. 

    타르트지는 끝까지 바삭했다. 아몬드 크림을 채운 타르트 부분만 따로 먹어도 고소하고 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