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출범… 작년말 기준 기단 58대신규 도입 반영땐 보잉 35대·에어버스 33대B777 등 경년기 반납 땐 에어버스가 역전도B737-8·A321neo… 혼합기단으로 재편
  • ▲ 진에어의 B737-800 항공기 ⓒ진에어
    ▲ 진에어의 B737-800 항공기 ⓒ진에어
    내년 3월 출범하는 통합 진에어의 항공기 기단이 혼합 형태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도입 계획에 따르면 세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 전 보잉은 35대, 에어버스는 33대로 불과 두 대 차이다. 진에어는 경년 기재 반납을 예고한 상태라 에어버스가 보잉을 앞설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반반 수준에서 기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 항공사'였던 진에어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로 몸집을 불리면서 보잉 B737과 에어버스 A321을 양대 주력기로 품는 항공사로 전환된다. 새로 도입하는 B737-8과 A321neo의 리스 기간이 2030년대 중반까지 잡혀 있어 혼합 기단 체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 통합 진에어 기단 59대서 시작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지난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진에어를 존속법인으로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와 정부 인허가 등을 거쳐 내년 3월 17일 통합 항공사를 출범시키는 것이 목표다.

    통합 진에어의 기단은 지난해 말 기준 58대다. 진에어 31대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를 합친 숫자다. 올 들어 진에어에 B737-8 2대가 들어오고 B777-200ER 1대가 빠지면서 지난 3월 말 기준 기단은 32대가 됐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더하면 최근 공개된 기단 기준 세 회사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59대다.

    현재는 보잉이 우세하다. 진에어가 운용하는 B737-800 19대, B737-900 3대, B737-8 7대, B777-200ER 3대 등 32대가 모두 보잉 기종이다. 반면 에어부산은 A320 5대와 A321 8대, A321neo 8대 등 21대를 모두 에어버스로 운용한다. 에어서울도 A321 계열 6대를 운용한다. 현재 구도는 보잉 32대 대 에어버스 27대다.

    합병 전까지 이 격차는 빠르게 줄어든다. 진에어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계약해 B737-8을 추가 도입하고 있다. 이미 올 1~2월 두 대가 들어왔고 오는 11월과 내년 1월, 3월에도 각각 한 대씩 추가될 예정이다. 합병 전까지 B737-8 3대가 더 늘어난다.

    에어버스 도입 속도는 더 빠르다. 진에어는 지난 7일 대한항공으로부터 A321neo 10대를 장기 임차하기로 했다. 올해 11~12월 4대와 내년 1월 한 대 등 5대가 합병 전에 먼저 투입된다. 나머지 5대는 내년 8~12월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A321ceo 1대도 도입 대상에 포함돼 있다.

    기존 기재 반납을 제외하고 공개된 도입 계획만 단순 합산하면 합병 직전 보잉은 35대, 에어버스는 33대가 된다. 현재 5대인 격차가 2대로 좁아지는 셈이다.
  • ▲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진에어로 흡수 합병된다. ⓒ대한항공
    ▲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진에어로 흡수 합병된다. ⓒ대한항공
    ◆ 보잉 낡은 비행기 → 신형기로 교체 

    합병 뒤에는 에어버스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내년 4월 B737-8 한 대가 추가되는 반면 하반기에는 A321neo 5대가 더 들어온다. 기존 항공기가 한 대도 빠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내년 말 기단은 최대 74대로 계산되며, 제작사별로는 보잉 36대와 에어버스 38대다.

    실제 기단은 이보다 적을 전망이다. 진에어는 통합 이후 '중단거리 기종 중심의 기재 운영 최적화'와 '고비용 경년 기재 반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형기를 들이는 동시에 오래된 기재를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진에어의 B777-200ER은 지난해 말 4대에서 올해 3대로 이미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일부 B737-800과 A320·A321ceo 등 경년 기재도 신형기로 교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올 상반기 이란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기재 효율성이 중요해진 만큼 항공기 수를 늘리기보다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단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기단의 중심은 B737-8과 A321neo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기종 모두 2030년대 중반까지 장기 운용 계약이 잡혀 있다. 진에어가 지난 5월 약 220억원을 들여 A320neo 계열 비행 시뮬레이터와 훈련장치를 도입한 것도 에어버스 기종을 장기간 운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 보잉, 에어버스 수요 따라 역할 나눌 듯

    두 기종은 노선 수요에 따라 역할을 나눌 수 있다. 진에어의 B737-8은 189석 규모인 반면 에어부산이 운용하는 A321neo는 220~232석이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선에는 B737 계열을, 승객이 많은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는 A321 계열을 투입하는 식으로 공급 좌석을 조절할 수 있다.

    혼합 기단은 비용 측면에서는 과제다. LCC는 통상 기종을 단순화해 조종사 교육과 정비, 부품 재고 비용을 낮춘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B737 계열의 단일 기종으로 기단을 구성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통합 진에어는 규모의 경제를 얻는 대신 보잉과 에어버스 두 운항·정비 체계를 함께 운영해야 한다. 3사는 이에 대비해 조종사 공동 훈련과 신입 정비사 공동 교육, 매뉴얼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진에어는 기존 기재를 순차적으로 줄이면서 신형 B737-8과 A321neo 비중을 높이고, 노선과 수요에 따라 두 기종을 나눠 쓰는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단일 기종화보다는 기존 운항·정비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기재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