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376원대까지 하락,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국고채 5·10년물 4%대 유지 … 시장금리 긴축 압력은 여전성장률 상향·가계대출 30조 확대 … 금리 인상론에 힘 싣는 지표환율 안정과 채권시장 부담 사이 … 27일 금통위 인상 시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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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0원대 환율과 4%대 장기 국채금리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방정식이 복잡해졌다. 환율 안정으로 인상 부담은 한층 낮아졌지만 성장과 물가·부동산, 높은 시장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통화정책을 압박하고 있다.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382.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17일 1380.1원 이후 11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장중에는 1376원대까지 밀리며 지난달 초 1559원선을 위협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180원가량 급락했다.환율을 끌어내리는 힘은 수급에서 두드러진다. 월말 수출업체 네고와 법인세 중간예납을 앞둔 원화 환전 수요에 역외 달러 매도까지 겹쳤다. 한은에 따르면 비금융 민간기업의 2분기 현·선물환 매도액은 2635억 9000만달러로 1년 전 1536억 7000만달러보다 71.5% 급증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2조원 안팎을 순매도하고 달러인덱스가 98.8대로 반등했는데도 원화가 강세를 보인 배경이다.환율만 놓고 보면 한은의 긴축 부담은 한 달 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야 할 필요성도 줄었기 때문이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 역시 최근 환율 흐름에 대해 국내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근본적으로 하향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평가했다.채권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반대편에 서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3.8%대였지만 5년물과 10년물 등 장기물은 4%대를 유지했다. 5년물 선매출 입찰에서는 낙찰금리가 4.095~4.135%에 형성됐고, 10년물도 장중 4.3%대에서 움직였다. 외국인이 3년·10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며 금리 상승을 일부 눌렀지만 장기 시장금리 자체는 기준금리 2.75%를 크게 웃돌고 있다.미국발 금리 압력도 가시지 않았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했지만 21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73%, 30년물은 5.28%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반등, 미국의 국채 수급 부담이 겹친 결과다.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치솟으면 국내 채권금리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동을 거쳐 최근 환율 하락 흐름까지 되돌릴 수 있다.한은으로서는 시장금리가 이미 상당한 긴축 효과를 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릴지를 판단해야 한다. 추가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조달금리를 더 끌어올릴 수 있고, 동결하면 성장과 금융불균형에 대한 대응을 한 차례 늦추는 선택이 된다.실물경제는 오히려 인상 쪽으로 기울어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6%, 국내총소득(GDI)은 3.6% 증가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올렸다. 증권사 7곳 가운데 5곳이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75%에서 3.00%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강한 성장세와 근원물가, 주택시장 불안을 근거로 한다.부동산과 가계대출도 한은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정부가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로 높이면서 약 30조원의 추가 공급 여력이 생겼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출 공급까지 확대되면 금융불균형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금통위로서는 외면하기 어렵다.결국 이번 금통위는 환율 하나만 놓고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회의가 됐다. 1370원대 환율은 인상을 서두를 이유 하나를 덜어냈지만 4%대 장기금리와 미국발 채권시장 불안은 이미 금융여건을 조이고 있다. 그 사이 성장과 집값·가계대출은 추가 인상 필요성을 밀어 올린다. 어느 지표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8월 인상과 10월 인상의 셈법이 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한 시중은행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환율 하락에는 기업 네고와 역외 포지션 등 수급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어 현재 수준만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성장과 물가뿐 아니라 장기 시장금리가 이미 만들어내고 있는 긴축 효과와 환율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