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백 2배 이어 9500억달러 TGA 검토 … 韓 30년물은 4% 후반정부 이자지출 19.2조→41조 전망 … 7년 만에 두 배 넘어41조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3번 규모, 1인당 환산 79만원국채금리 뛰면 은행채·주담대도 압박 … 2000조 가계빚에 금리 청구서
-
- ▲ ⓒ연합
30년물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를 2%포인트 가까이 웃돌며 경고음을 보내는데도 한국 당국의 대응은 발행 조정과 모니터링에 머물러 있다. 미국이 1조달러 규모 TGA까지 검토하며 장기금리 방어에 나선 사이, 한국은 국채 이자 40조원 시대를 향하고 주담대까지 흔들리면서 장기금리 관리 실패의 비용이 재정과 가계로 번지고 있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약 9500억달러에 달하는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국채 바이백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잔존만기 10~20년과 20~30년 국채의 회당 매입 규모를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바이백 규모를 추가로 늘릴 가능성도 열어뒀다.미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장기금리가 있다. 미 국채 30년물은 최근 장중 5.337%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와 대규모 차환 수요,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첫 바이백 확대만으로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TGA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우려는 일부 완화됐다.◆ 美는 1조달러까지 꺼내는데 … 韓 초장기채는 4% 후반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은 지난 18일 연 4.751%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3년물은 3.847%, 10년물은 4.382%를 기록해 초장기물의 금리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한 뒤에도 장·단기 금리 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통화정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재정과 국채 수급 부담이 장기금리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발행 구조도 취약한 고리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전체 국채 발행에서 30년물이 차지한 비중은 25.61%로 미국 6.24%, 독일 8.93%를 크게 웃돌았다. 장기물을 받아주던 보험사의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초장기물 공급이 이어지면서 수급 부담이 금리에 프리미엄으로 얹히는 구조다.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도 채권시장에는 새로운 변수가 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초과세수가 국가채무 상환 등에 활용되면 향후 국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AI·지방·교육 등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세수 증가분 가운데 얼마가 채무 상환에 남을지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당국의 대응은 아직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당국은 만기별 발행량을 조정하고 한국은행도 필요하면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설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지만 장기금리 상승을 국채 수급과 재정, 금융회사 조달비용과 가계대출까지 연결된 문제로 다루는 정책 공조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
- ▲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로이터=연합
◆ 국채 이자 40조원 시대 … 주담대까지 번지는 금리 충격금리 상승의 비용은 이미 정부 재정에 쌓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 이자지출은 2022년 19조 2000억원에서 2023년 23조 6000억원, 2024년 28조 3000억원으로 늘었다. 2026년 32조 8000억원, 2028년 38조 2000억원을 거쳐 2029년에는 4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7년 만에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41조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3조 9000억원의 약 세 배다. 인구 5160만명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약 79만원에 해당한다. 2022년보다 추가되는 이자비용 21조 8000억원만 놓고도 국민 한 명당 약 42만원이다. 새로운 복지나 성장투자에 쓰이지 않고 기존 국가채무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재정 부담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국채시장의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고채 장기금리는 은행채와 회사채 등 민간 조달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고정형 주담대의 주요 준거인 은행채 5년물은 최근 4.4% 안팎까지 올라섰고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도 7%를 넘어섰다.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은행의 조달비용을 거쳐 가계 대출금리에 압력이 전달될 가능성이 커진다.변동형도 자유롭지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상승해 넉 달 연속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 조달비용까지 높아지면서 고정형과 변동형 모두 차주의 이자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충격을 받아낼 가계의 빚은 사상 최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원으로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석 달 새 25조 9000억원 증가해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불었다. 정부가 8·13 대책으로 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하더라도 시장금리가 내려오지 않으면 대출 문은 넓어지는 반면 차주가 지불하는 가격은 높아지는 엇박자가 나타날 수 있다.금융권에서는 기축통화국 여부와 국채시장 규모·수급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정책 수단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미국이 바이백 확대에 이어 TGA 활용까지 검토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발행 조정과 시장 모니터링에 무게를 두고 있어 장기금리 상승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대응 수단을 넓혀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채권시장 관계자는 "장기금리 상승을 단순한 국채 수급 문제로만 볼 단계는 지났다"며 "국채금리가 은행 조달비용과 대출금리로 이어지는 만큼 재정·통화·금융당국이 시장에 일관된 안정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