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3억 사고 비대면 대출, 원리금 외주 구조까지 내부 심사·승인 거쳐매일 상환내역 대조하고도 7개월간 못 걸러 … 中 금융사들은 3~4월 거래 중단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터진 대형사고 … 본점·현지법인 관리책임 쟁점리스크관리 출신 장민영 취임 후에도 사고 지속 … 해외법인 내부통제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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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3억원대 사고가 난 비대면 대출이 원리금 상환 외주 구조까지 내부 심사·승인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업체의 일탈로 시작된 사고지만 사전 검토를 거친 상품에서 약 7개월간 자금 유용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장민영 행장 체제의 해외법인 관리와 내부통제도 시험대에 올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 7월 15일 833억 7600만원 규모로 공시한 중국법인 금융사고의 비대면 대출은 은행 내부 심사와 승인 절차를 거쳐 취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이 대출금을 직접 집행하고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은 현지 업체가 맡는 구조로, 기업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한 곳은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중국법인은 현지 소비금융사 하이얼소비금융과 협약을 맺어 대출을 취급했다. 하이얼 측과 업무 관계가 있던 온라인 플랫폼 쥐즈커지는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을 담당했다. 돈을 빌려준 곳은 기업은행이지만 차주가 갚은 원리금은 플랫폼 지정계좌를 거쳐 은행에 사후 정산되는 구조였다.

    사고는 이 회수 과정에서 터졌다. 쥐즈커지가 상환계좌를 임의로 바꿔 차주들이 낸 돈을 유용하고 기업은행에는 정상 상환된 것처럼 허위 전문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차주는 원리금을 갚고도 은행 장부에는 미상환으로 남아 추심을 받거나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 규모(833억 7600만원)는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이익 269억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에 달했다.

    기업은행은 해당 상품이 내부 심사와 승인을 정상적으로 거쳤다는 입장이다. 해외법인마다 현지 금융환경과 상품 구조가 다르고, 원리금 상환 업무를 현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의 상품은 중국법인에서만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 역시 상품 승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외주업체의 불법행위에서 비롯됐다는 게 은행 측 판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기관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필요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내부통제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해명에도 수개월간 외주업체 관리가 뚫리면서 내부통제 실효성 논란은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원리금 상환정보와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했다고 밝혔지만 사고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이어졌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 5곳은 지난 3~4월 해당 업체를 협력기관에서 제외했지만 기업은행은 6월 24일 정산금 미입금과 차주 민원이 늘어난 뒤에야 문제를 인지했다. 

    장 행장에게는 사고 수습을 넘어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사고가 시작된 지난해 12월은 장 행장 취임 전이고 해당 상품의 심사·승인에 직접 관여했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을 거쳐 올해 3월 취임한 리스크관리 전문가다. 취임 이후에도 사고가 석 달가량 이어진 만큼 해외법인의 외주업체 관리와 금융사고 조기 탐지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보완하느냐가 향후 내부통제 역량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본점과 중국법인의 관리책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임원별로 담당 업무의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제도인 만큼, 금융당국이 해외 현지법인을 맡은 본점 임원의 의무 이행 여부를 문제 삼을 경우 첫 제재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법인을 이끄는 심종훈 법인장 역시 사고 기간과 재임기간이 겹쳐 현지 수사와 내부 점검 결과에 따라 관리·감독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업체의 불법행위와 은행의 관리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며 "은행이 승인한 구조에서 장기간 사고를 포착하지 못했다면 업체 선정부터 사후 관리까지 내부통제가 적절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