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당초 9월 확정에서 10~11월 연기 수도권 350개 기관 이전 목표도 조정 가능성 대두해 주택 공급도 후보지마다 주민·지자체·관련 기관 반발 '선발표 후협의'에 갈등 확산세 … 정부 정책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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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보험공사·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결사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서울 잔류 기관 제로(0)'를 목표로 추진하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시작부터 거센 집단 반발에 직면했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청사진부터 던지고 보는 '선(先)발표·후(後)협의' 식 추진 방식이 갈등을 키우고 정책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당초 9월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거론했던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10~11월로 넘어갈 전망이다.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공기관 이전 시점에 대해 "준비 과정과 공론화를 거쳐 10~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힌데 이어,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비공개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중앙행정기관 2차 지방 이전' 관련 안건이 다뤄지지 않았다.당초 김 장관은 공공기관 이전 마무리 시점을 두고 "가능하면 8월 중 마무리할 예정", "9월 마지노선", "9월 중 윤곽" 등을 언급해 왔지만 10월 이후로 연기된 것이다.일정이 당초보다 늦춰진 배경으로는 대상 기관의 거센 반발이 꼽힌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 이전은 국토교통부가 각각 총괄한다. 중앙행정기관 중 주요 이전 대상으로는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이 거론된다.국토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과 소속기관 등 약 350곳을 2차 이전 검토대상으로 살펴본다. 당초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강조해 왔지만 검토 대상 350곳을 모두 지방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겠지만 잔류를 최소화하고 제로화한다는 게 핵심 원칙"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전 검토 대상은 350곳 안팎이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전부가 지방으로 가지는 못한다"고 했다.이를 두고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잔류 제로'라는 구호부터 앞세워 갈등을 초래했다가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자 불과 열흘 만에 입장을 낮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실제 금융권을 중심으로 집단행동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가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금융감독원 노조 설문조사에서는 구성원의 85.6%가 이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40세 미만 직원에서는 92.5%로 더 높았다.정부가 '잔류 제로' 원칙을 내세우는 사이 핵심 인력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까지 현실적 문제로 떠오른 셈이다. 지방 이전으로 숙련된 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기관의 업무연속성이 흔들리고 전문성과 경쟁력까지 약화된다면 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내달 4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인행 등 국책은행 노조까지 반발에 가세했다. 공공기관이 아닌 농협·수협중앙회도 지방 이전 후보로 지속 거론되면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농협은 민간협동조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전 반대 총파업을 예고했다.최근 증시 부진과 부동산 시장 불안, 제주 실종 사건 논란 등이 잇따르며 국정 지지율이 40% 선까지 떨어진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대규모 집단 반발이 또 다른 악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일단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무엇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정책 효과조차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2차 이전 추진의 걸림돌로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차 공공기관 이전은 혁신도시 인구와 지방세 수입 확대 등 일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총이전비용은 당초 계획보다 6456억원 더 늘었고 사업기간도 평균 28.6개월 지연됐다. 가족동반 이주율은 71%에 그쳤고 정주여건 만족도는 69.4점에 머물렀다.한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반발은 예견됐던 상황으로 지자체 경쟁까지 맞물리며 갈등요인이 산적하다"며 "발표 시점만 두어 달 미루는 것만으로 이해관계를 조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주택 공급 대책 역시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반발이 확산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물론 관련 기관과 단체까지 잇따라 집회를 개최하고 정부 정책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섰다.대표적인 사례가 용산공원과 태릉CC, 과천 경마공원이다. 지역사회와 이해관계자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기도 전에 공급 대책부터 발표하면서, 발표 직후부터 극심한 갈등이 불거졌다.정부의 공급 대책에 반발하는 과천시, 노원구민(태릉CC), 용산구민은 오는 2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합집회를 예고했다. 민주당사 정문까지 행진하고 공급 계획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이들은 "정부가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묵살한 채 과천경마공원 이전 및 태릉CC, 용산 일대를 희생양 삼는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을 기습 발표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과천, 태릉, 용산은 결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땜질용 콘크리트 부지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같은 날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도 국회 본청 앞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현장의 실현 가능성을 무시한 무리한 계획의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며 "진정성 있는 검토 없이 정부가 정한 착공 시한에 맞춰 절차를 역산하는 '속도전식 이전'"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