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동학혁명 유족 723명에 1인당 年 120만원 수당 지급대상 549명→723명·지원액 2배 확대 … 참전용사 수당은 4만원재정자립도 23% 불과한데 8억6800만원 투입 … "예산 우선순위 문제"추석 앞두고 전국 16곳 이상 현금지원 추진 … 재정 악화 우려에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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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종로구 전옥서 터에서 열린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제막식에서 한 참석자가 손으로 동상을 만지고 있다. 2018.04.24.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방자치단체의 현금성 지원 경쟁이 도를 넘었다. 추석을 앞두고 없는 살림에 곳간을 털어 '민생회복지원금'을 뿌려대더니 이번에는 132년 전 동학농민혁명 유족에게까지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해 논란이다.이를 두고 "임진왜란 유족들까지 수당을 줘야 할 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문가들도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26일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기로 했다.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총 8억6800만원이다. 전북도가 30%, 일선 시·군이 70%를 부담한다. 대상자는 전북에서 1년 이상 거주하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유족으로 공식 결정·등록된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다. 이들은 주로 전주, 정읍, 임실, 익산, 부안 등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수당 지급 규모는 사업 논의 과정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편성한 본예산에서는 지원 대상이 549명, 지원액은 1인당 연 6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대상은 723명으로 174명 증가했고 지원액도 12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이에 따라 전체 지급액은 애초 계획보다 2.6배가량 불어났다.유족은 다음 달 4일부터 22일까지 거주지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실제 지급은 오는 11~12월 이뤄질 예정이다. 전북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동학농민혁명 유족에게 직접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전북도는 동학농민혁명이 처음 시작된 지역으로서 참여자들의 명예를 높이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유족 수당 지급은 참여자들의 명예를 높이고 그 뜻을 후손에게 잇기 위한 뜻깊은 출발"이라며 국가 차원의 예우도 지속해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대한민국 건국 이전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 유족에게까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유족인지 입증하기도 입증하기도 어렵다.형평성 문제도 제게된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증손자녀에게 수당을 지급한다면 임진왜란 의병이나 홍경래의 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등 다른 역사적 사건 참여자의 후손이 같은 요구를 제기했을 때 거부할 명확한 기준이 있느냐는 것이다.익산시는 지난해 "131년 전 참가자의 유족을 모두 확인하기 어렵고 다른 사건까지 수당을 지급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후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상징성과 유족 예우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찬성으로 돌아섰다.예산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비판은 더 거세다. 전북도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23.32%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다. 자체 세입만으로 필요한 사업을 감당하기 어려워 중앙정부 이전재원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132년 전 사건 관련자 유족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는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94년 일어난 역사적 사건에 대해 132년의 시간을 거슬러 손자녀와 증손자녀를 찾아 국민 세금으로 유족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비판했다.그는 전북도가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지급하는 참전수당은 월 4만원인 반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는 월 환산 10만원을 지급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생존해 있는 참전 당사자보다 132년 전 역사적 사건 참여자의 후손에게 더 많은 수당을 주는 것은 예우의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전북도의 동학농민혁명 유족 수당은 최근 전국으로 확산하는 지자체의 현금성 지원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경제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지방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곳까지 포함하면 최소 16곳에 달한다. 상당수 사업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단체장들의 공약이다.충남 당진시는 시민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는 경제회복지원금을 추진했다. 필요한 예산은 530억원으로 당진시의 연간 문화·관광 예산 808억원의 65.6%에 달한다. 시의회는 재원 마련 방안과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며 관련 조례안을 부결했다.경남 의령군은 전체 군민 약 2만4600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기 위해 추경으로 약 120억원을 편성했다. 의령군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지자체 평균 42.4%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8.3%다. 자체 세입이 아닌 중앙정부에서 받은 지방교부세 여유분을 재원으로 사용했다.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인 전남 함평군도 군민 약 2만9300명에게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151억1000만원을 편성했다. 전남 고흥군과 전북 고창·부안군, 경남 하동군도 주민 1인당 30만원 지급에 나섰다. 부안군은 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0억원대 군유지 매각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경북 문경시는 김학홍 시장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 시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고유가 위기 대응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고, 울진군은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충북 영동군도 추석 전 1인당 30만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전남 나주시가 1인당 20만원, 경남 김해시와 전남 영암군이 1인당 1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추석 전에 지급할 예정이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자체들이 지급하는 지원금은 누구 돈으로 나오는 것이냐"며 "선심성 현금 지원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