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고위 관계자 "미국 측과 지분 인수 협의 중이라고 들어"공식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산업부 입장 따른다는 것"'웨스팅하우스, 견제자에서 동반자 전환 땐 수출길 확대 기대한전 부채 210조7000억원 달해…지분 인수 재정부담 우려도
  • ▲ 한국전력 본사. (사진=한전) ⓒ뉴데일리
    ▲ 한국전력 본사. (사진=한전) ⓒ뉴데일리
    한국과 미국이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C)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부인했지만, 한국전력은 미국 측과 지분 인수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 APR1400에 자사 원천 기술이 사용됐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그동안 한국의 원전 수출에 번번이 제동을 걸어왔다. 지분 공동 인수가 현실화 될 경우 견제자 역할을 해온 웨스팅하우스가 동반자로 돌아서 한국 원전 수출길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한전은 미국 측과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원자력 관련 부문은 회사 내에서도 공유가 잘 안된다"면서도 "웨스팅하우스 지분과 관련해 미국 측과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먼저 제안했는지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웨스팅하우스(WEC)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전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한국이 미국의 대규모 원전 건설 사업에 자본과 시공 능력을 제공하고, 한전 등 국내 기관과 미국 측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도 "산업부의 입장에 따른다"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현재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재생가능파트너스가 51%,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브룩필드와 카메코의 인수 당시 웨스팅하우스 기업가치는(EV)는 78억7500만달러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웨스팅하우스 대주주들과 800억달러 규모의 원전 건설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최대 20%까지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가치가 2029년까지 300억달러에 도달하면 기업공개(IPO)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지분 인수가 현실이 되면 한국 원전 산업의 미국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3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오랜 기간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 시공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반면 한국은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등을 통해 대형 원전 건설 경험을 축적해왔다. 특히 설계→시공→운영→해체까지 전주기에 걸친 원전 산업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다만, 한전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인수할 경우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조3173억원, 영업이익 4조9127억원을 기록했다. 5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지만, 막대한 부채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전의 연결 기준 부채는 올해 상반기 말 2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205조6000억원보다 오히려 5조1000억원 증가했다. 2022년 192조8000억원이었던 부채는 2023년 202조5000억원, 2024년 205조4000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에도 20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도 지난해 129조8000억원까지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133조3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도 계속되고 있다. 한전이 올해 상반기에 부담한 이자비용은 2조1000억원으로 하루 평균 115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