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최근 KAI 지분 15.89%까지 확대방산업계에서도 "독과점 우려된다" 반응신 대표, 최근 현안 및 향후 계획도 언급
  • ▲ 신익현 대표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LIG D&A
    ▲ 신익현 대표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LIG D&A
    한화그룹이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빠르게 늘려나가면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익현 LIG D&A 대표는 “한화가 KAI를 인수할 경우 방산업계 독과점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신 대표는 지난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대표는 “아직 KAI 인수와 관련한 TF를 따로 꾸리지는 않았다”면서도 “한화의 KAI 인수 움직임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화가 KAI 인수에 성공한다면 독과점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한화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정부에서 (한화를) 컨트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KAI를 인수한다”고 명시적으로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인 지분 확대를 통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한화는 KAI 지분을 15.89%까지 확보하면서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게다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달 초 그룹 인사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입지가 더욱 확대됐다. 김 수석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원팀으로 방산외교를 수행하는 등 방산업계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KAI 인수 시도는 그룹의 방산 드라이브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신 대표는 지난 6월 말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KAI 인수에 대해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수준의 원론적인 답변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화의 인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진전된 태도를 보인 것.

    실제로 한화가 KAI를 품게 된다면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KAI, LIG D&A 등 5개사의 영업이익 합산 총액은 연결기준 44조2094억원이다. 

    이 중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은 전체 실적 중 68.69%를 차지하며, 여기에 KAI까지 합한다면 비중은 77.05%로 높아진다. 

    또한 한화는 K9 자주포, 다목적 무인체계, 누리호 엔진, AESA 레이다, 함정전투체계, SAR 위성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KAI의 완제기, 우주역량이 결합하게 되면 압도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 ▲ 지난해 ADEX2025에 신 대표가 참석한 모습. ⓒ김재홍 기자
    ▲ 지난해 ADEX2025에 신 대표가 참석한 모습. ⓒ김재홍 기자
    신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위사업청 직원에 대한 자사 임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답했다.

    앞서 검찰은 무기체계 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방사청 직원과 LIG D&A 임원을 최근 구속 기소했다. 

    신 대표는 “해당 사안의 경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시시비비를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어쨌든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안을 통해 회사 내부 체계를 점검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수주에 대한 계획도 일부 공개했다. 신 대표는 “천궁-Ⅱ의 경우 13~15개 국가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면서 “동남아시아 지역 중에서는 말레이시아가 가장 앞서있고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LIG D&A는 스위스에서는 천궁과 장거리 지대용유도무기(L-SAM)를 하이브리드로 진출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 신 대표는 현재 수주를 추진하는 지역으로 중동에서는 카타르, 쿠웨이트, 북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을 거론했다. 

    한편, 방산업계에서도 신 대표의 견해와 비슷하게 한화가 KAI를 인수할 경우 독과점이 우려되며, 나아가 K-방산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한화는 이미 거대한 종합방산기업이며, KAI까지 인수하면 육해공을 아우르게 되면서 압도적인 위상을 갖게 된다”면서 “향후 방산 입찰사업에서 한화가 독식할 수 있으며, 자칫 한화의 리스크가 K-방산의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B사 관계자도 “한화가 KAI까지 합치면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되면서 전체 방산 생태계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의 (한화에 대한) 그립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