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형 성장-수익성 회복 동시 달성 … 비호흡기 제품군 성장으로 계절성 완화이 대표, 2024년부터 진단사업 총괄 … 내년 3월 임기 만료유럽 매출 비중 57%-북미 4.9% … 지역 편중 뚜렷자동화-데이터 플랫폼 등 신사업, 기존 진단사업과 연계 성과는 아직
  • ▲ 씨젠. ⓒ뉴데일리
    ▲ 씨젠. ⓒ뉴데일리
    이대훈 씨젠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진단사업의 체질개선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비호흡기 제품군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 외형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면서다.

    다만 유럽에 편중된 매출구조를 완화하고 북미 시장과 신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남은 임기 동안 풀어야 할 과제다.

    28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씨젠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650억원으로 전년동기 2300억원보다 1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9억원에서 451억원으로 150%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45억원을 넘어섰다.

    수익성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수요가 급감한 뒤 2023년 300억원, 2024년 1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3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고, 올 들어 이익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

    한국IR협의회는 비호흡기 시약의 두 자릿수 성장과 고수익 시약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원재료 내재화 및 판관비·연구개발비 효율화가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적 개선은 이대훈 대표가 맡고 있는 진단사업의 변화와 맞물린다.

    이 대표는 2005년 7월 씨젠에 입사한 뒤에는 B2B사업실장, 미래기술연구소장, 전략기획실장, R&D총괄장을 거쳤고 2024년 3월 사내이사와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됐다. 현재 천종윤 대표가 회사 총괄을 맡고, 이 대표는 진단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22일까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추진해온 비호흡기 제품군 확대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2분기 호흡기 제품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6.1% 감소했다. 반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제품은 전년동기보다 40.3%, 성매개감염(STI)은 20.7%, 소화기감염(GI)은 13.9% 성장했다. 전체 비호흡기 제품 매출은 22.9% 증가했다.

    호흡기 감염병 유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컸던 구조에서 반복적인 검사수요가 발생하는 HPV, STI, GI 등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계절성을 완화하는 모습이다. 씨젠은 5월 유럽에서 다제내성균 진단제품 'Allplex MDRO Assay'를 출시하는 등 의료 관련 감염분야까지 비호흡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씨젠에서 20년 가까이 연구개발부터 B2B, 전략기획까지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인물"이라며 "연구개발 경험을 제품 포트폴리오와 사업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비호흡기 중심의 진단사업 체질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시험대는 지역 다변화다. 2분기 씨젠의 지역별 매출에서 유럽이 57.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북미는 4.9%에 그쳤다. 아시아가 19.1%, 중남미 12.4%, 국내가 6.4%였다. 비호흡기 중심의 제품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럽 의존도가 높다.

    북미에서는 진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미국 자회사 씨젠USA는 7월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엠폭스(옛 원숭이두창)를 한 번에 검출하는 'Allplex HSV-1&2/VZV/MPXV Assay'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다만 아직 북미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만큼 제품허가 성과를 실제 매출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씨젠이 추진하는 자동화·데이터 플랫폼을 기존 진단사업과 연결하는 것도 이 대표의 남은 임기 동안 주목할 대목이다.

    씨젠은 PCR 검사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CURECA'와 검사 데이터를 분석하는 'STAgora'를 개발하고 있다. STAgora는 글로벌 100만 임상연구(GMCS)를 기반으로 질환별 종합검사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CURECA는 하반기 국내외 설치와 현장경험(Field Experience)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이들 사업의 실적 기여는 확인되지 않는다. 씨젠도 반기보고서에서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공지할 만큼 진척이 된 신규 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임기 만료까지 남은 기간 이 대표에게는 회복된 진단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비호흡기 중심의 성장을 북미로 확장하는 과제가 남았다. 여기에 회사가 추진하는 자동화·데이터 플랫폼이 기존 진단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향후 평가요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첫 임기에서 비호흡기 제품을 중심으로 기존 진단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회복한 것은 성과"라며 "다음 단계에서는 유럽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회사가 추진하는 자동화·데이터 플랫폼을 기존 진단사업과 연결해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연임 평가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