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삼성그룹 5개사에 ‘에스원 지분’ 인수 의향 공개 발송성사 가능성은 미미 … 인삼공사 인수 제안과 동일한 전략FCP, KT&G 분쟁 전략 반복 … 올초 차익 실현
  •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삼성그룹 5개사에 에스원 인수 의지를 타진하면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는 FCP가 지난 6월 에스원 이사회에 주주가치 회복을 위한 제안서를 보냈을 당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그보다 분명한 선례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FCP가 투자자로 참여 이후 수 년간 갈등을 빚었던 KT&G 사례의 판박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FCP가 KT&G와의 분쟁 공식을 고스란히 에스원에 재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보안업계에서는 FCP가 최근 에스원의 지분 20.6%를 보유한 삼성그룹 5개사에 확정 인수안을 발송한 것을 황당한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일방적으로 주당 11만6000원으로 총 9066억원의 인수안을 제안한 것도 그렇지만 매물로 나오지도 않은 계열사를 공개적으로 팔라는 것 자체가 논외라는 것이다. FCP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 미만으로 추정되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세콤과 삼성의 합작 관계를 봤을 때, 이런 공개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며 “FCP가 실제 이를 인수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조차도 의문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런 냉담한 분위기의 중심에는 과거 FCP와 KT&G의 분쟁이 자리하고 있다. FCP는 지난 2022년 KT&G의 주주로 참여하면서 적대적 공세를 이어왔던 펀드다. 당시 FCP의 전략은 현재 에스원과 꼭 닮은 모양새다. 

    FCP는 지난 2024년에도 KT&G에 자회사 KGC(당시 KGC인삼공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당시 KT&G 이사회는 “매각 계획이 없다”는 회신문을 발송하면서 반짝 이슈로 끝났다. 의미가 없진 않았다. KT&G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점화되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당시 KT&G 안팎에서는 “잊을만 하면 경영권 분쟁을 부상시키는 전략으로 주가 부양을 노렸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실제 FCP가 보유한 KT&G 지분은 1% 미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향후 FCP의 에스원에 대한 공세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FCP는 2022년 10월 주주와 이사회에게 보내는 서한을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서한을 발송했다. 2025년 3월까지 보낸 서한은 총 13건. 그 안에 FCP는 KT&G의 경영진을 상대로 자사주 관련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고 KT&G는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첨예해지기도 했다.

    향후 에스원에 대한 FCP의 공세도 주주 및 이사회 서한 발송 등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전개 과정이 KT&G와의 분쟁처럼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소유분산 기업인 KT&G는 지배주주가 없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결집이 변수가 됐지만 에스원은 일본의 세콤과 삼성그룹의 지분이 45%를 넘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11.02%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과반이다. 

    결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FCP는 결국 KT&G와 주총 표대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다가 올해 초 KT&G의 보유 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하면서 차익 실현했다. 주주환원 압박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 국면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됐다. FCP의 KT&G에 대한 마지막 서한이 지난해 말이 끝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FCP가 KT&G 전직 이사에 제기한 자사주 출연 관련 주주대표 소송도 지난 12일 패소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