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청년 예산 53.5% 급증 … 출생부터 34세까지 최대 2억 수준 지원청년 취업자 18만~19만명 감소 전망에 고용 효과는 9만명+α 목표20·30대 지지율 30% 안팎 … '현금성 지원'으로 청년 민심 돌릴지 주목
  • ▲ 정부가 내년 청년들의 일자리·창업, 교육·주거·자산, 생활·문화 등 성장단계별로 총 43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AI 이미지. ⓒ챗GPT
    ▲ 정부가 내년 청년들의 일자리·창업, 교육·주거·자산, 생활·문화 등 성장단계별로 총 43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AI 이미지. ⓒ챗GPT
    정부가 청년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 결혼·출산 등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에 43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한다. 청년 취업자가 올해 18만~19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인력 양성과 민간·공공 일자리 확대로 최소 9만명의 고용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20·30대 국정 수행 긍정평가가 30% 안팎에 그치는 등 청년층 민심 이반이 정책 발표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대규모 청년 예산을 실제 일자리와 소득 증가로 연결해 돌아선 청년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기획예산처는 28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 행사를 열고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청년 관련 투자 규모를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 늘린다. 증가율은 53.5%에 달한다. 일자리·창업을 통한 '성장 이동 사다리 복원', 교육·주거·자산 분야의 '출발선 격차 완화', 회복·문화·가족 형성을 포괄하는 '삶의 질 강화'를 3대 축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각종 지원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출생부터 만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27년 지방우대지역에서 첫째 아이로 태어나고 부모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00%인 경우 등을 가정한 수치다. 18세까지 최대 1억4057만원, 이후 취업과 주거·자산 형성 지원 등을 포함하면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을 지원받는다는 계산이다.

    대책의 중심은 일자리다. 정부는 내년에 첨단산업과 청년 선호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 규모를 올해보다 약 8만명 늘리고 민간·공공 일자리도 5만개 확대한다. 이를 통해 내년 '9만명+α'의 고용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추가 직업훈련 인원 8만명에게 기존 훈련사업의 취업률인 약 52%를 적용하면 약 4만명이 취업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민간·공공 일자리 증가분 5만개를 더해 최소 9만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청년 취업자 감소 폭의 절반 수준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올해 청년 취업자 수가 18만~19만명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과 청년뉴딜 대책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감소분의 절반 정도까지는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3대 메가프로젝트와 첨단산업·청년 선호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 목표도 기존 20만명+α에서 30만명 이상으로 높였다. 민간과 공공 일자리, 창업 기회도 각각 10만개 이상씩 총 30만개 이상 공급한다.

    내년에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직업훈련 2만명, 특성화 대학·대학원을 통한 석·박사급 고급인력 1만2000명, 직업계고·폴리텍 등을 활용한 실무인력 7000명을 양성한다.

    대기업과 주요 기업이 훈련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K-뉴딜 아카데미 참여자는 올해 1만명에서 내년 5만명으로 다섯 배 늘린다. 대학 부트캠프는 첨단산업 인재양성 1만5000명과 청년도약 인재양성 1만명 등 총 2만5000명 규모로 확대한다.

    대학생이 취업 전에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실습비를 공동 부담하는 '대학생 첫경력 프로젝트'도 신설해 6만명을 지원한다. 인턴형 일경험 지원은 2만30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늘린다.

    지방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을 보완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 때 희망하는 월급은 300만~350만원 수준이지만 실제 초임은 약 220만원에 그쳐 월 100만원 안팎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정부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청년미래적금, 세제·문화 지원을 결합해 지방 중소기업 취업 초기 2년간 월평균 100만원 안팎의 지원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비수도권 취업 청년에게 2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내년 최대 1800만원으로 늘어난다. 수도권 취업 청년에게도 최대 480만원을 지급하고 비수도권 우대지역은 지역에 따라 1440만~1800만원을 지원한다.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를 위한 청년미래적금 전용 트랙도 신설한다. 정부 기여금 매칭률은 25%를 적용한다. 기존 중소기업 우대형의 정부 기여율은 12%에서 15%로 올리고 일반형은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가입 요건을 폐지할 계획이다.

    청년의 훈련과 취업, 경력 관리를 연결하는 '청년 플레이그라운드'도 도입한다. 정부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과 기업·공공기관의 인력 수요를 연결해 프로젝트와 인턴, 취업을 알선하고 현직자 멘토링도 제공한다.

    직업훈련과 자격뿐 아니라 일경험·프리랜서 활동 등을 통합 관리하는 '커리어뱅크'도 구축한다. 창업 7년 이내 청년기업에 낮은 금리와 보증료율을 적용하는 20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출을 신설하고 청년전용창업자금은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거 지원에서는 청년 월세지원 소득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60%에서 100%로 넓힌다. 차상위 이하 청년의 지원기간은 24개월에서 48개월로 연장한다. 월세 세액공제율은 17%로 우대하고 공제한도는 연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높인다.

    청년문화예술패스 지원 대상은 만 19~20세에서 19~34세로 확대한다. 생애 한 차례만 받을 수 있던 지원도 매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사용처에 체육 분야를 추가한다. 지원액은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이다.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는 소득과 관계없이 생애 한 차례 100만원의 혼인지원금을 지급한다. 2027년 7월부터는 출생 순위와 지역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의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도 도입한다.

    정부가 이처럼 청년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배경에는 심각해진 고용난이 있다. 20~24세 고용률은 2022년 46.0%에서 올해 2분기 41.3%로 떨어졌다. 25~29세 고용률도 2024년 72.5%에서 지난해 71.8%, 올해 2분기 71.5%로 하락했다.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은 2분기 37만명대에 머물렀다.

    AI 확산에 따른 저연차 일자리 감소도 위험 요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줄었다. 감소한 일자리 가운데 20만8000개, 98.6%가 AI 노출도가 높은 상위 50% 업종에서 발생했다.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 1005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36.5%, 부정평가는 62.0%였다.

    연령별 긍정평가는 30대가 28.7%로 가장 낮았고 만 18세~20대도 31.3%에 그쳤다. 부정평가는 30대가 70.7%, 만 18세~20대가 66.4%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해당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정치권 관계자는 "43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단기 지원을 넘어 청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경력 형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정부가 예상한 고용 효과가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지원 종료 후 청년이 다시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면 체감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