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年50만원 내면 정부 100만원 매칭…자립펀드 최장 19년 지원청년미래적금 정부지원 최대 25%…미취업 청년 2000만원 금융지원청년 예산 28.2조→43.3조원 1년새 53.5% 급증…최대 혜택 1억9582만원반도체 추가세수로 장기 지원제도 신설 … 세수 꺾이면 재정부담 우려
-
-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정부가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부모가 납입한 돈의 최대 2배를 재정으로 보태주는 펀드를 도입한다. 청년 적금에는 납입액의 최대 25%를 정부가 지원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취·창업 전까지 이자를 면제한다.정부는 이를 청년의 잠재력을 키워 국가의 미래 역량을 높이는 '투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적금과 펀드 등 금융상품의 외형을 갖췄지만 실제 지원 방식은 결국 정부가 나랏돈을 직접 얹어주는 구조다.이재명 정부가 또다시 현금성 재정 지원을 확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최장 19년간 재정을 투입하는 등 장기 지원제도를 추가세수에 기대 잇따라 만드는 것이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하냐는 우려도 나온다.28일 정부가 발표한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부모와 정부가 함께 돈을 적립해 운용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한다.소득 구간에 따라 정부의 매칭 비율이 차등 적용된다.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100~150% 구간 가구가 100만원을 납입하면 100만원을 지원하고(1:1 매칭), 중위소득 50~100% 가구가 50만원을 납입하면 그 두 배인 100만원을 얹어주는(1:2 매칭) 구조다. 특히 중위소득 50% 미만의 저소득층에는 부모의 납입액과 무관하게 연 120만원을 정액으로 제공한다.정부는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주식과 펀드 등에 장기간 투자해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교육·주거·창업 등에 사용할 종잣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금융위원회는 연평균 6%의 수익률을 가정해 매년 120만원씩 19년간 투자하면 약 4294만원, 연 200만원씩 투자하면 약 7157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예시도 제시했다. 다만 이는 연 6% 수익률을 전제로 한 단순 예시로 실제 수익률이나 만기 수령액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정부의 재정 지원은 자립펀드에 그치지 않는다. 청년의 목돈 마련을 위한 '청년미래적금'은 기존 소득·가구소득 요건을 폐지해 가입 대상을 대폭 넓혔다. 또 중소기업 재직·소상공인 청년을 대상으로 매월 납입금의 12%를 보태주던 우대형 지원율은 15%로 상향됐다. 특히 지방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게는 납입액의 25%를 재정으로 얹어준다.금융위가 월 50만원씩 3년 동안 총 1800만원을 납입하는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만기 수령액은 일반형 최대 2138만원, 우대형 2313만원, 지방 중소기업 우대형 2507만원이다. 지방 중소기업 우대형의 정부지원 수준은 원금 대비 단리 기준 30.1%에 달한다.가입 대상을 대폭 넓히고 지원율까지 끌어올리면서 투입 예산의 규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해 7446억 원 규모였던 예산은 내년도 약 1조 7000억 원으로 훌쩍 뛰어 2배 이상의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는 사실상 무이자 금융지원도 제공한다. 정부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미취업 청년에게 생애 최대 2000만원의 '청년기회자금'을 공급한다. 한 번에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75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취업 준비를 위한 거치기간에는 이자를 받지 않는다. 취업이나 창업 이후에는 연 2~5%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단순한 복지 확대와는 선을 긋고 있다. 청년정책의 패러다임을 특정 세대에 대한 '배려'에서 국가 미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최우선 투자 정책'으로 전환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실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청년 관련 투자 규모를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 늘린다. 불과 1년 만에 53.5% 급증하는 규모다. 정부는 출생부터 만 34세까지 각종 지원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합산해 최대 약 1억9582만원에 이른다는 계산도 제시했다.문제는 청년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정부 재정이 개인의 자산 형성에 직접 투입되는 규모와 범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층의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책 효과와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현금성 지원부터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재원의 지속가능성도 따져볼 대목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늘어난 추가세수를 주요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고 청년 일자리와 창업, 주거, 자산 형성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그러나 경기와 기업 실적에 따라 변동성이 큰 추가세수를 기반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지원제도를 잇따라 신설할 경우 향후 세수가 줄어들었을 때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립펀드처럼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장기간 정부가 매칭하는 사업은 일단 시행되면 재정 여건이 악화하더라도 지원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 해 신생아를 20만 명으로 추산할 때 당장의 재원은 충당할 수 있겠지만 18년간 누적될 경우 예산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자 예산을 편성하면서 초과 세수에 기대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가 재정으로 이 약속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느냐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