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제 협·단체 규제 합리화 간담회' 참석최태원, 규제 완화 효과·부작용 검증할 실험장 2~3곳 제안"기업 규모 아닌 성장 기준으로 규제·인센티브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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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단순히 없애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효과와 부작용을 검증하면서 규제 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규제 완화 효과를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는 실험장을 2~3곳 조성하고 산업별 성장 가능성에 맞춰 규제와 지원 체계를 재설계하자는 제안이다.

    최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 협·단체 규제 합리화 간담회'에서 규제 합리화의 방향으로 '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바뀌지 않고 기업의 규모로만 규제해 인센티브가 사라지고 성장 문제가 축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는 늘고 지원은 줄어드는 구조가 오히려 기업의 성장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규제를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규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규제 자체만 없애기보다 규제를 만들어내는 원인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규제를 아무리 많이 없애도 미래에는 (규제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사회문제 발생의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기업, 시민단체 등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 규제를 만들어야 할 이유 자체를 줄이는 것이 규제 합리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개혁의 효과를 실제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는 '실험장'을 만들자는 제안도 내놨다. AI를 활용해 규제 개편의 효과를 사전에 분석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산업 현황과 국민 생활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제 변화가 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시뮬레이션해 규제 합리화의 우선순위를 정하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새 규제의 틀로 바꿔보기 위한 새로운 실험장이 필요하다"며 "하나만 만들 것이 아니라 2~3개를 만들어 다른 각도로 실험해보면 어떤 것이 좋은지 데이터를 갖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 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경제계 요구도 이어졌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금지된 행위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AI·로봇 등 신산업의 성장을 위해 '선허용 후규제'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노동 관련 규제 개선 요구도 나왔다. 손 회장은 경영상 의사 결정까지 노동 쟁의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경영상 의사 결정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법률로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도 성장 중심의 규제 합리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 총리는 "성장을 규제 합리화의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규제를 없애는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를 없애더라도 산업 규모가 커지고 산업 성장이 왔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AI를 활용한 규제 점검과 함께 신산업 분야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신산업 관련 대표 법령을 선정해 제·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60개 과제를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