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임시주총서 독립이사 4명·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 선임실질 승부처는 감사위원 1석, 기관·소액주주 표심 핵심 변수의결권 자문사 고려아연 우세, 영풍은 한화·LG화학 주주 설득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뉴데일리 DB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뉴데일리 DB
    다음달 9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MBK)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내 견제력을 좌우할 감사위원 1명을 놓고 표 대결이 예고되면서 양측이 기관투자자와 주요 주주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다음달 9일 임시주총을 열고 집중투표제를 통한 독립이사 4명과 분리선출 방식의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한다.

    독립이사 4석은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이 2석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적인 승부처는 감사위원 1석으로 꼽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9명과 영풍·MBK 측 5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양측 추천 독립이사가 각각 2명씩 선임된다고 가정하면 11대7 구도가 된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 이사회는 12대7로 재편된다. 반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가 선임되면 11대8이 돼 영풍·MBK 측의 이사회 내 감시·견제력이 한층 커지게 된다.

    감사위원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3% 룰'이 적용된다. 양측이 보유 지분을 그대로 의결권으로 행사할 수 없는 만큼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의결권 자문사 고려아연에 무게…영풍·MBK, 주요 주주에 지지 호소

    이를 의식한 양측의 막판 여론전도 거세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를 비롯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영풍·MBK 측 감사위원 후보에 잇달아 반대하자 다급해진 영풍·MBK 측이 재탕·삼탕의 일방적 주장을 반복하며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제안보뿐 아니라 회사의 산적한 현안과 사업 방향, 실적 등 당면한 여러 기업 현안을 해결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매진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말꼬리 잡기와 사실 왜곡, 일방적 주장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고려아연 측에 무게를 실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PIRC,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한국의결권자문 등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에 찬성하고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 자문사는 백 후보의 회계·감사·재무·내부통제 분야 전문성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반면 한국ESG기준원(KCGS)은 지난 28일 공개한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박유경 후보 선임에 찬성하고 백인규 후보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KCGS는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서 회계·감사 전문성뿐 아니라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영풍·MBK 측은 주요 주주인 한화와 LG화학에도 박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내며 지원 요청에 나섰다. 영풍·MBK 측은 박 후보가 독립적인 입장에서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 지난 4월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현장ⓒ뉴데일리
    ▲ 지난 4월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현장ⓒ뉴데일리
    원아시아 투자 놓고도 신경전…양측 주장 맞서

    양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에 약 5600억원을 출자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이 최 회장과 친인척 등이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기업에 후속 투자됐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이 제시한 투자 사례는 아크미디어, 하이헷, 슬링샷스튜디오 등 3개사에 대한 6건으로 총 690억원 규모다. 이를 근거로 회사 자금이 최 회장 측의 사익을 위해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LP)일 뿐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적한 투자자산 평가와 손상 인식 시점 등에 관한 회계적 오류에 대해서도 후속 절차를 통해 소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