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소법원, 화이자 559 특허 보정 청구항 특허성 부정 판단 유지GBP410 관련 특정 특허 장벽 낮춰 … 美 상업화 불확실성 일부 축소미국 포함 7700명 이상 글로벌 3상 진행 … 안동 증설로 상업생산 채비R&D·특허비용·상업화 이익 5대 5 … 사노피 글로벌 허가·판매 역량이 관건
  • ▲ SK바이오사이언스. ⓒ연합뉴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합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1) 'GBP410'의 미국 진출을 둘러싼 특허 불확실성 하나를 덜었다. 화이자가 기존 청구항에 이어 보정 청구항도 미국 항소법원에서 특허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다.

    보정 청구항에 담긴 7개 혈청형이 GBP410과 겹쳐 미국 상업화 과정에서 특허분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해당 청구항의 권리화가 무산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낮아졌다. 글로벌 임상 3상과 상업생산 준비를 병행 중인 양사의 미국 상업화 가능성에도 한층 유리한 여건이 마련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지난달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관련 미국 특허 제9,492,559호(이하 '559 특허)의 보정 청구항 48·49에 대한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보정 신청거부 결정을 유지했다. '559 특허를 둘러싼 9년간의 공방이 마무리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공방은 2017년 사노피와 SK케미칼이 '559 특허를 상대로 당사자계 무효심판(IPR)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백신사업 분할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건상 이해관계를 승계했다.

    PTAB는 2019년 기존 청구항의 특허성을 부정했다. CAFC는 2024년 보정 청구항 48·49의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환송했지만, PTAB가 다시 보정 신청을 거부했고 이번 항소심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화이자는 선행기술에 추가 혈청형 모두의 면역원성 데이터가 없는 만큼 통상의 기술자가 성공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반면 CAFC는 진보성 판단에 성공이 보장될 필요는 없으며 합리적인 성공 기대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봤다.

    '559 특허는 여러 폐렴구균 혈청형 항원을 운반 단백질과 결합한 면역원성 조성물에 관한 특허다. 보정 청구항에는 22F, 15B, 33F, 12F, 10A, 11A, 8 혈청형이 담겼다. GBP410은 이들 7종을 모두 포함한다.

    다만 두 기술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보정 청구항은 해당 혈청형을 CRM197 단백질과 결합한 구성을 전제로 한다. 반면 GBP410은 겹치는 7개 혈청형 가운데 15B·22F에는 파상풍 톡소이드(TT)를, 8·10A·11A·12F·33F에는 CRM197을 운반 단백질로 사용한다.

    다만 이번 판결은 GBP410에 대한 직접적인 비침해 판단이 아니라 특정 특허의 특정 보정 청구항에 대한 판단이다. 비선례 판결인 만큼 다른 특허사건을 구속하는 법리를 제시한 것도 아니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청구항의 특허성이 부정된 데 이어 화이자가 권리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 제시한 보정 청구항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며 "'559 특허에 한해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의 GBP410 미국 상업화를 가로막을 장벽이 현 단계에서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번 판결은 GBP410의 비침해를 확인한 판결이 아니며 다른 화이자 특허를 비롯한 미국 내 전체 특허 위험까지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GBP410은 생후 6주 영아부터 17세 청소년까지 7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미국, 호주, 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GBP410은 20가를 넘는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가운데 영유아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한 첫 사례다.

    앞서 양사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안 제출에 착수하면서 2027년 규제기관 허가신청 목표를 제시했다. IND 변경은 임상 진행을 위한 절차로, 판매허가 신청과는 다르다.

    또 미국에서 판매하려면 임상 결과와 제조·품질자료를 담은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FDA에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다만 최근 공개된 일정은 2027년 하반기 톱라인 발표까지로, 구체적인 BLA 제출시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 HOUSE의 GBP410 상업생산시설 증설을 마치면서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설비를 갖췄다고 미국 상업생산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미국 판매를 위해서는 BLA 심사 과정에서 안동 L HOUSE가 FDA의 허가 전 제조소 실사를 거쳐 현행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충족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회사는 국민성장펀드에서 조달하는 3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GBP410 연구개발과 상업화 준비, 생산역량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연구개발비와 특허 대응비용을 절반씩 부담하고 상업화 이익도 5대 5로 나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사노피가 글로벌 허가와 판매를 맡아 GBP410의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공동으로 책임지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임상 성공확률 90%를 반영한 GBP410의 가치를 3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번 판결은 허가일정을 앞당기는 결정이 아니라 미국 상업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허 위험 하나를 줄인 케이스다. 다른 특허 검토와 임상 3상 성공, BLA 제출·승인, FDA 생산시설 실사가 차례로 남아 있다.

    9년간 이어진 특허전에서 미국 상업화의 불확실성 하나를 덜어낸 만큼 이제 시장 진입 여부는 2027년 공개될 임상 3상 결과와 이후 허가절차에 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곧 미국 진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던 특정 특허의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임상 3상 결과와 BLA 제출·승인, FDA 생산시설 실사 등 넘어야 할 단계가 여전히 많지만 비로소 미국 상업화의 출발선에 설 여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