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4만5000가구로 늘어난 1인가구 … 7년 만에 비중 7.5%P 상승애경산업 캡슐세제 매출 연평균 64% 증가 … 피죤도 제품군 확대소파베드·소형 식기건조대부터 5000원 화장품까지 … 개인 단위 소비 확산
  • ▲ 르샤트라 올인원 퍼퓸 캡슐세제 ⓒ애경산업
    ▲ 르샤트라 올인원 퍼퓸 캡슐세제 ⓒ애경산업
    한국 소비시장의 기본 단위가 바뀌고 있다. 4인가구 중심이던 시대가 저물고 1인가구와 고령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의 중심도 ‘가족’에서 ‘개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식품과 생활용품부터 여행·호텔까지 달라진 소비자를 잡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다시 짜는 기업들의 전략을 뉴데일리가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대용량 세제는 할인할 때 사도 다 쓰기 전에 향이 질리거나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요즘은 빨래할 때 하나씩 넣는 캡슐세제를 쓰고 주방세제도 필요할 때 소포장으로 사요."

    서울에서 혼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액체형 대용량 세제를 캡슐형 제품으로 바꿨다. 단위 가격은 다소 높아도 좁은 집에 물건을 쌓아둘 필요가 없고 남김없이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번에 많이 사 두는 대용량 소비가 달라지고 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세제와 주방용품은 필요한 만큼만 사고 가구와 수납용품은 좁은 주거 공간에 맞춰 고르는 소비가 생활용품 시장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3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에 달한다. 2017년 28.6%였던 비중은 7년 만에 7.5%포인트(P) 높아졌고 가구 수는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1인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000원으로 전체 가구의 58.4%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소용량·소단량 제품과 다기능 상품으로 1~2인 가구에 맞춰 상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생활용품에서는 보관 부담이 소용량 소비를 이끈다. 원룸과 오피스텔 등 제한된 주거 공간에서는 대용량 세제와 주방용품을 쌓아두기보다 사용 주기에 맞춰 구매하는 편이 낫다. 대용량 제품의 단위 가격이 낮더라도 다 쓰지 못한 채 남거나 보관 공간을 차지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탁세제 시장에서는 캡슐형 제품이 빠르게 비중을 키우고 있다. 계량 과정을 없애고 세탁물 양에 따라 제품 1~2개만 넣도록 한 편의성이 소비 기준으로 떠오르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캡슐 세탁세제는 전체 세제 시장에서 약 10% 비중을 차지하며 최근 5년간 일반 세제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도 연평균 40%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지난 3월 고농축 프리미엄 섬유 케어 브랜드 르샤트라를 통해 올인원 퍼퓸 캡슐세제를 출시했다. 최근 5년간 애경산업의 캡슐세제 매출은 연평균 64% 증가하기도 했다.

    피죤도 캡슐세제 수요에 맞춰 제품군을 넓혔다. 지난해 액츠 캡슐세제 4종을 추가해 전체 제품을 6종으로 확대했다. 세탁물 무게를 기준으로 1~2인 가구에 적합한 4㎏용과 3~4인 가구를 겨냥한 7㎏용으로 구분해 생산하고 있다. 
  • ▲ 신세계까사 모드 소파베드 ⓒ신세계까사
    ▲ 신세계까사 모드 소파베드 ⓒ신세계까사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상품도 늘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까사미아 모드 소파베드는 소파와 데이베드, 플로어 매트리스 등 세 가지 형태로 바꿔 쓸 수 있다. 평소에는 1인용 소파로 두고 필요할 때 휴식 공간이나 수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주는 지난 2월 1~2인 가구를 겨냥한 모듈형 주방 정리 시리즈를 출시했다. 와이어 바스켓과 실리콘 건조 매트, 접시꽂이, 길이 조절 선반 등 11종으로 구성했다. 와이어 바스켓은 소형 식기건조대로 설계했고 실리콘 건조 매트는 두 가지 크기로 접어 보관할 수 있다. 

    락앤락은 전자레인지용 프레시 바로한끼 밥·국용기를 선보였다. 밥 용기는 250㎖와 355㎖, 국 용기는 600㎖로 구성했다. 냉동 보관부터 전자레인지 해동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어 한 끼 식사를 소분해 보관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소비는 생활용품을 넘어 화장품으로도 번지고 있다. 화장품은 가구원 수에 따라 소비량이 달라지는 상품은 아니지만 본품 한 개를 오래 쓰기보다 작은 용량과 낮은 가격으로 여러 제품을 경험하려는 개인 단위 소비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다이소는 1000~5000원대 가격으로 기초·색조 화장품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입점 화장품 브랜드는 2022년 말 7개에서 지난해 말 150여개로 늘었고 올해 5월 기준 약 170개 브랜드의 190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이소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2023년 약 85%, 2024년 약 144% 늘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1인가구 소비가 단순한 절약보다 가격과 개인 취향, 생활 편의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 ▲ 다이소 화장품 ⓒ다이소
    ▲ 다이소 화장품 ⓒ다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