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의사회 "53건 개정안·시행령, 처벌과 통제만"미국식 면책 배제된 '무조건 수용' 비판하반기 제5차 5개년 발전계획 참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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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응급의료 관련 법안과 시행령 개정안이 현장의 본질적 문제인 '배후 진료 부재'를 외면한 채 의료진에 대한 처벌과 강제 수용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의 강력한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최근 열린 의사회 학술대회 기자회견에서 "현장을 배제한 탁상입법과 징벌적 강제수용 정책은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의 회복 불가능한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사회는 최근 1~2년간 국회에 발의되거나 대안 반영된 53건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분석한 결과, 컨트롤타워 강화, 이송망 고도화, 처벌 및 수용 강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배후 인프라 확충이나 의료진 보호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응급의료법 시행령 속 '수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 조항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병원 전 이송 단계에서 중증질환 여부를 사전에 완벽히 진단하기 어렵고 현장의 가변적인 상황을 일괄적 수치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어 결국 환자 치료 결과가 악화될 경우 모든 사법적 책임을 수용 거절 병원과 현장 의사에게 전가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응급환자 진료법(EMTALA)을 차용한 이른바 '한국형 다이버전 밴(K-Diversion Ban)' 정책에 대해서도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도는 병원 전체가 수술과 병상을 조정하는 시스템적 대응과 함께 통상적인 선별검사 및 처치를 수행한 의료진에게 명확한 형사적 면책을 제공하지만 한국은 보호 장치 없이 의사 개인에게만 무조건적인 수용 의무를 강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응급실 붕괴를 막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으로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형사 면책 등 법적 위험성 감소 ▲상급병원 과밀화 해소 ▲취약지 및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 인프라 개선을 제시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현장 전문가와의 사전 협의 없이 강행되는 규제는 남아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마저 사지로 내모는 '붕괴 촉진제'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논의가 시작될 향후 5개년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위원회에 전문가 자격으로 공식 참여해 임상 현장의 현실을 강력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