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파리공공의료원 산하 의료진 공동 연구 심근경색 6개월 지나고 심장기능 안정된 환자 대상중단·지속군 예후 큰 차이 없어 … 사망·심근경색 등 유사3년간 주요 임상사건 17.2% vs 15.9%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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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가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심근경색 이후 장기간 복용해 온 베타차단제를 모든 환자에게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치료 기준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심장 기능이 안정된 일부 환자에서는 약을 중단하더라도 지속 복용한 환자와 예후에 큰 차이가 없다는 한·불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31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순환기내과 한주용·최기홍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프랑스 파리공공의료원(AP-HP) 산하 소르본대학 피티에-살페트리에르병원 조안 실뱅 교수팀과 심근경색 환자의 베타차단제 중단 여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했다.베타차단제는 심박수를 낮추고 심장의 부담을 줄이는 약으로 심근경색 이후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다만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비롯한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심근경색 이후 심장 기능을 회복한 환자까지 장기간 복용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이번 연구는 한국에서 진행된 ‘SMART-DECISION’과 프랑스 ‘ABYSS’ 무작위 임상시험의 환자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분석 대상은 심근경색 발생 후 6개월 이상 지난 환자 가운데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상이고 심부전이 없으며, 베타차단제를 계속 복용해야 할 다른 명확한 적응증이 없는 환자 6238명이었다.연구진은 이들을 베타차단제 치료 중단군 3092명과 지속군 3146명으로 나눠 약 3년간 추적했다.그 결과 모든 원인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심혈관질환 관련 입원을 합친 일차 평가변수 발생률은 중단군 17.2%, 지속군 15.9%로 나타났다.모든 원인 사망과 심근경색 또는 심부전 입원을 포함한 이차 평가변수도 각각 6.5%와 6.4%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즉 심근경색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베타차단제를 일률적으로 장기 복용하기보다 심장 기능과 동반질환 등을 따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근거가 한층 보강된 셈이다.◆ 국내 단독 연구서 국제 통합분석까지 … 가이드라인 변화 근거 쌓인다이번 연구가 주목되는 것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을 한데 묶어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이다.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앞서 지난 3월 국내 25개 병원이 참여한 SMART-DECISION 연구 결과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한 바 있다.당시에도 심근경색 이후 심장 기능이 안정된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프랑스 ABYSS 연구까지 통합해 총 6000명이 넘는 환자를 분석하면서 근거의 범위를 넓혔다.유럽심장학회(ESC)도 지난 3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연례학술대회에서 이번 한·불 공동 연구를 주요 임상연구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최기홍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심근경색 치료가 쉽지 않아 베타차단제를 평생 복용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스텐트 등 치료법이 개선되면서 심장 기능을 회복한 환자가 늘었다"며 "불필요한 약을 줄일 수 있다면 환자의 복약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주용 교수는 "심근경색 후 환자가 안정적이라면 베타차단제를 중단할 수 있다는 치료 표준을 만드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꼭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사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다만 이번 결과는 모든 심근경색 환자가 베타차단제를 끊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연구진들은 "심근경색 후 6개월 이상 경과했고 좌심실 기능이 비교적 보존돼 있으며 심부전이나 다른 베타차단제 적응증이 없는 안정적인 환자가 연구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실제 중단 여부는 환자 상태를 토대로 의료진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